<사설> 사이버쇼핑시대에 대비하자

가상공간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사이버쇼핑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이버쇼핑은 현장에 가지 않고도 원하는 제품의 특징은 물론 실물까지 모니터 화면을 통해 볼 수 있으며 구입하는 즉시 집까지 배달해주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공급자는 제품을 팔기 위해 소요되는 전시장이나 종업원 등 시설비와 부대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영업이 가능해 원가절감을 할 수 있고 그만큼 소비자는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따라서 사이버쇼핑이 본격화하면 유통채널의 간소화에 따른 물류비용 절감으로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는 세일 때마다 교통지옥으로 변하는 백화점에 가지 않고도 필요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소비패턴의 급속한 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사이버쇼핑은 결제수단이 될 상용전자화폐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인데다 해킹에 따른 보안문제 등의 한계로 현재 본격적인 상용화에 어려움을 안고 있다. 따라서 현재 사이버쇼핑에서 통용되는 초보적인 결제수단은 신용카드를 통한 계좌이체에 국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의 기본창구 역할을 담당하게 될 사이버쇼핑이 국내에서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데이콤에 이어 한국통신이 전자상거래 국제표준 규격인 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를 적용, 은행과 카드사 상점 등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으며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한솔유통, 사이버랜드, 파워넷 등 10여개 업체들도 사이버쇼핑몰을 개설, 운영중이거나 개설에 나서 각축전마저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결제수단이 될 전자화폐의 논의와 개발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최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산하로 설립된 「전자화폐연구회」는 오는 98년 말까지 한국형 전자화폐와 운용환경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금융결제원도 가칭 「전자지갑 표준개발 은행공동 실무작업반」이라는 전자화폐 전담반을 설치, 전자화폐의 형태와 기능에 대한 연구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인터넷상거래연구실에서도 「E-WON」이라는 전자화폐를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가 당장 실용화하는데는 보안상의 문제가 적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 물건을 사고 신용카드로 결제를 할 경우 소비자는 영수증을 주고받을 수 없어 구입금액 이상으로 대금이 청구될 경우 뾰쪽한 해결책이 없으며 공급자 역시 장난으로 제품을 구입할 경우 배달을 허탕치는 수고를 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또 공급자는 자신이 파는 제품의 매출이 1백% 그대로 드러나 세금상 운신의 폭이 거의 없으며 최악의 경우 네트워크 망에 해커가 침입, 각 개인의 신용카드 정보를 유출해 악용할 소지가 높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통신망을 타고 전달되는 정보를 아무리 뛰어난 해커라도 접근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암호화기술 개발이 선행돼야 하며 개인의 신분을 철저히 보장받을 수 있는 보안기술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법과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크다. 예를 들어 사이버쇼핑몰의 경우 실 점포의 운영비와 재고부담 등이 전혀 없기 때문에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해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나 현 상법상에서는 공정거래법에 묶여 파격적인 가격할인을 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이밖에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로는 신분인증문제, 인터넷 전송속도의 한계, 저작권보호 등이 있다.

이제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단순히 편리한 쇼핑환경 제공에서 벗어나 개인의 생활방식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작용하고 있는 이상 정부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