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학계를 움직이는 사람들>(27)인터넷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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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 인터넷이 선보인 지 벌써 10년 가까이 된다. 82년 서울대학교가 처음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후 시스템공학센터(SERI)의 연구전산망, 서울대 교육망이 개통됐으며 한국통신이 비영리 전산통신망인 ‘하나넷’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다. 초기 학술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한 인터넷은 한국통신이 ‘코넷’이라는 이름으로 상업용 인터넷 서비스에 나섰으며 천리안·하이텔·유니텔이 가세하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가 열렸다. 96년부터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으며 98, 99년 인터넷 열기와 맞물려 서부 개척시대의 골드러시를 빗댄 ‘인터넷 러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국내 인터넷 산업은 인터넷 사용률이나 비즈니스 모델, 인프라 면에서 선진국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 지금의 ‘인터넷 강국 코리아’가 있기까지 학계의 부단한 연구와 이론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음은 물론이다. 특히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웹 마케팅 기법, 웹 사이트 평가와 구축 방법론을 아우르는 인터넷 서비스 분야의 학술 성과는 산업계와 국내 IT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초기 국내 인터넷 서비스 분야는 뚜렷한 학재가 없어 경영과 경제 및 경영정보 등 주로 상경과 정보기술 계통에서 주도했다. 이어 전자상거래과·디지털경제과 등 전문 학과가 생기면서 학문적으로 보다 세련되고 풍부해지고 있다. 다른 분야와 달리 30대 후반, 40대 초중반의 비교적 젊은 유학파 출신 교수가 다수 포진하고 있는 점 또한 특이하다.

 고려대 이두희 경영학과 교수(40)는 자타가 공인하는 인터넷 마케팅 전문가. 인터넷이 미래의 기업 활동과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각종 인터넷 마케팅 이론을 개발하고 전파하는 산파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고려대 마케팅 연구센터 소장, IM리서치 연구소장, 한국로지스틱스학회 부회장, 한국광고학회 편집위원 등 대내외 활동도 왕성하다. ‘인터넷마케팅(97년)’ ‘사례로 짚어 보는 인터넷 마케팅(98년)’ 등 관련 저서가 있으며 왕성한 연구활동도 벌여 지금까지 4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거쳐 미국 위스콘신대 경영학 학사와 석사, 미시간 주립대 마케팅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 경영학과에서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로 옮긴 이경전 교수(33) 역시 학계와 산업계에서 폭 넓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인물이다. 조프리 무어 박사가 주창한 ‘캐즘이론’을 인터넷 비즈니스에 접목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캐즘이론이란 지층 사이에 틈이나 협곡이 있듯 벤처기업도 초창기에 이 틈새나 협곡을 뛰어넘을 수 있어야만 번영할 수 있다는 이론. 이 교수는 인터넷기업 역시 캐즘을 슬기롭게 극복할 때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해 호응을 얻었다. 이 교수는 최근 P2P(Peer to Peer)기술에 기반한 전자상거래, 디지털 콘텐츠 캐스팅 등 P2P와 지능형 에이전트 결합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는 등 P2P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 교수는 KAIST 경영과학과를 3년 만에 수석으로 조기 졸업했으며 KASIT테크노경영대학원 연구원을 거쳐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 로보틱스 연구소 초빙 과학자로 활동했다.

 연세대 김진우 경영학과 교수(40) 역시 이경전 교수와 함께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연세대 휴먼인터페이스 연구실 실장과 인터넷 비즈니스 연구센터 부소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전공은 비록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 관계를 연구하는 HCI(Human Computer Ineraction)지만 이를 인터넷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연구 성과를 내 놓고 있다. 이 때문에 비전공 분야임에도 인터넷 마케팅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김 교수는 t커머스와 인터넷 비즈니스 시스템 설계와 기술, 인터넷 비즈니스 평가 척도와 절차 등 인터넷 방법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같은 과 이호근 교수도 국내 전자상거래·인터넷 마케팅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 교수는 인터넷의 가장 중요한 경쟁 요소는 가격이고 이를 해결하는 열쇠가 바로 유통이라며 ‘인터넷의 핵심은 유통이다’라는 주장을 펼쳐 학계와 산업계에서 폭넚은 지지를 얻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 가운데 유통 분야를 이야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 한양대 박광호 디지털경영학부 교수(42)다. 한국지능 정보시스템학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 교수는 ‘인터넷 쇼핑 사이트 에이전트 연구(2000년)’ ‘쇼핑몰 프로세스 구현 프레임(99년)’ 등 인터넷 쇼핑몰과 관련한 연구 성과가 인터넷 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바이블이 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경영정보학회 부회장을 지낸 상명여대 정철용 교수(43)도 전공은 비록 마케팅이지만 인터넷과 금융을 접목해 국내 금융 전자화의 이론적 배경을 마련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미국 워싱턴대학 경영학 석사(MBA), 경영정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지금은 전자상거래 모델, 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마이닝, 객체지향 모델링 등을 연구하고 있다.

 초창기 척박한 국내 인터넷 서비스 분야를 개척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인물로는 경희대 김신 국제경영학부 교수를 빼 놓을 수 없다. 김신 교수는 인터넷 비즈니스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 학자의 학제간 연구가 시급하다고 판단, 한국인터넷비즈니스학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e비즈니스센터를 개설해 소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 교수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 객원 교수를 지냈다. 문병준 국제경영학부 교수 역시 경희대에서 손꼽히는 인터넷 전문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 문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넷티컷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후 인터넷비즈니스 학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회사원에서 기자로, 기자에서 교수로 변신한 숙명여대 정보통신대학원 문형남 주임교수(42)는 웹 사이트 평가 분야에서 큰 업적을 이룬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비롯한 인터넷 뱅킹 서비스, 건설 사이트 등급 등 다양한 웹 사이트 평가 방법론를 개발해 국내 웹 사이트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데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문 교수는 숙대 전자상거래연구실을 만드는 등 IT전문 대학으로 숙대의 위상을 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전경련 전자상거래 전문인력 위원, P2P협회 자문위원 등 대외 활동도 왕성하다. 문 교수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학 석사, KAIST 경영정보공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세대 임춘성 교수(40)는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의 국가정책 수립과 기술기획 분야에 큰 획을 그은 몇 안 되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ERP연구회, 한국전자거래학회, 한국전자거래협회 창립을 주도했으며 기업정보화 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공기업 정보화 수준 평가, 공기업 인터넷 홈페이지 평가 사업을 통해 공공 부문 정보화 수준을 제고했으며 지난해에는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가치 평가를 진행해 국내 인터넷 기업의 현재 가치를 도출하는 데 일조했다. 특히 인터넷 분야의 베스트셀러 ‘e비즈니스 파일’을 저술하고 정부·산업계·학계 등 사회 각 분야의 인터넷 자문 역할을 담당해 ‘닥터 정보화’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한국정보기술응용학회, 한국벤처학회 창립멤버인 한양대 조남재 경영학부 교수(42)도 국내 인터넷 기업이 해외에 나가거나 해외 인터넷 기업이 한국에 진출할 때 자문 역할을 담당할 정도로 인터넷 분야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전문가다. 조 교수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밖에 한양대에서는 디지털경영학부 김상수 교수(44)와 백승익 교수(35) 등이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인터넷무역 서비스 분야에서는 광운대 심상렬 국제통상학과 교수(43)가 전문가로 손꼽힌다. 무역협회(7년)와 한국무역정보통신(창업멤버,10년) 17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해외경제 분석, 전자문서교환(EDI) 방식의 무역자동화, 인터넷 무역 서비스 분야에 두로 관여해 이론과 실물 경제 전반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박사 학위 취득과 함께 광운대 교수로 자리를 옮겨 사이버무역론· 무역정보처리론 등을 강의하고 지금은 산업자원부, 무역협회, 전경련, 한국전자거래진흥원 위원, 한국통상정보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심 교수와 함께 광운대에서는 광운정보통신창업지원센터 및 광운창업보육센터 센터장인 경영학과 송영출 교수, 이홍 교수, 국가정보화위원회 위원이자 인터넷정보센터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수연 정보과학대학장 등이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