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탄생 20년](4/끝)신기원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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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iztoday.com=본지특약] IBM PC가 출시되기 전에는 애플 2, 라디오 색 TRS-80, 오스본 등의 컴퓨터가 주로 사용됐다. 지난 81년 오스본과 함께 첫선을 보인 IBM PC를 본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비슷한 생각이 떠올랐다. ‘무언가 중요한 일이 벌어졌다’는. 비록 IBM PC가 최초의 PC는 아니었지만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 대해 이견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텔(intel.com) 칩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com)의 운용체계를 탑재한 첫번째 컴퓨터인 IBM PC의 탄생을 기념해 최근 열린 ‘PC 탄생 20주년’ 행사는 흥미로웠다. 지난 8일 새너제이에서 열린 이 행사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진리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PC 탄생기념 행사에서 언급된 승자의 대열에 IBM은 들어가지 않았다. IBM은 메인프레임을 제외한 컴퓨팅 플랫폼 기술 보유권을 다른 업체들에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PC 선두주자 IBM이 다른 PC업체들 의해 능멸(?)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신기원을 이룩한 업체’로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IBM이 승인한 기술이라면 뭔가 다르다는 인식 때문이다. IBM이 미래를 봤다면 정말 미래가 있다는 점을 많은 기업들이 인정하고 있다는 말이다.

 IBM PC는 물리적인 관점에서도 매우 튼튼하게 만들어진 제품이었다. 멋진 케이스에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와 훌륭한 모니터를 갖추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키보드도 최상급이었다.

 IBM PC가 내세울 만한 가장 중요한 특징을 꼽으라면 ‘개방성’을 들 수 있다. 조립식으로 설계돼 확장과 업그레이드가 비교적 수월하다는 장점도 함께 갖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BM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간접적인 형태로 PC탄생에 일조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자들은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에서 분리할 경우 엄청난 기회가 있을 것이며 운용체계가 컴퓨터시장을 싹쓸이할 것으로 내다볼 만큼 천재적인 혜안을 갖고 있었다.

 막상 IBM은 PC사업이 종전의 핵심사업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그 결과 IBM이 고가정책을 유지한 가운데 경쟁 PC업체들이 등장하자 마이크로소프트·인텔 등은 호기를 맞았다.

 PC기술이란 측면에서 지난 81년 이후 두가지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됐다. 첫번째는 애플(apple.com)이 매킨토시 컴퓨터에 적용해 큰 인기를 모은 화려한 그래픽 화면이다. 이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추가 개발작업을 거쳐 윈도로 발전했다. 두번째는 인터넷의 출현에 따라 지구촌 식구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이다.

 이 두가지는 PC의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작용했다. 개인적인 작업을 가능하게 한 PC가 이제 상호작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직장·학교·오락 등 인류의 생활양식 전반에 걸쳐 일대 혁신을 가져온 것이다.

 하드웨어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했다. 인텔을 비롯한 반도체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였다. 반면 소프트웨어산업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대부분의 이익을 독차지하면서 다른 업체들의 기술혁신작업을 좌절시키는 바람에 최근들어 뚜렷한 발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서버와 내장형 기기에서는 확실한 발전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PC산업은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쉽사리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20년 전 개발된 PC와 현재 사용되고 있는 PC가 외관이나 기능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는 점과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의 부상과 함께 PC산업이 이제 또 다른 거대한 물결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