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엔터테인]벨소리로 나를 말한다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개성있는 나만의 벨소리로 기분을 전환하자.’

 휴대폰에 저장된 기본적인 벨소리 중 하나를 골라 거의 바꾸지 않고 사용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m세대’로 대변되는 신세대들은 그날그날의 기분과 장소에 따라 자유자재로 벨소리를 바꾸는 것이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엔 정보통신기술의 급진전으로 기존 휴대폰 벨소리가 원시적인 단음에서 4화음(폴리), 16화음으로 빠르게 넘어가면서 휴대폰이 이른바 ‘호주머니 속의 오케스트라’로 탈바꿈, 벨소리 신드롬을 연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벨소리를 통해 주변의 눈과 귀를 모아 개성을 창출하는 10∼20대 m세대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최근엔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나 애인에게 벨소리를 선물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져 벨소리를 통한 m세대들의 개성 연출은 끝없이 변화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늘 변화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신세대들의 본능적인 욕구가 벨소리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기 가요나 클래식류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엔 좀더 독특한 벨소리를 원하는 m세대가 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나만의 튀는 벨소리를 원하는 10대들의 인기벨소리는 최신가요나 팝 외에도 귀엽고 깜찍하고 엽기적인 멜로디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요즘 벨소리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 사람의 목소리를 이용한 보이스벨. 다만 보이스벨은 16폴리 지원이 가능한 단말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흠이다.

 인기 보이스벨로는 현재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SBS 드라마 ‘여인천하’ 등장인물의 특징을 살린 패러디류.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메이야∼’란 유행어를 만든 경빈 버전은 경빈 목소리의 특징을 잘 살려 벨소리 ‘메이야∼’로 다시 등장, 드라마 못지 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여인천하’에서 기생으로 등장하는 매향이의 평안도 사투리를 패러디한 ‘전화받으시라여’ 벨소리도 인기있는 보이스벨 중 하나. 이밖에 ‘전화 좀 받으여∼’ ‘으메 뚜껑 열려버리는구마이∼’ ‘전화 한 번 땡기시죠’ 등의 목소리도 인기있는 보이스벨이다.

 요즘 지상파방송 코미디프로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KBS2의 ‘개그콘서트’의 각종 유행어가 벨소리용으로 패러디돼 쏟아져 나오면서 m세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무명에 가깝던 강성범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수대맨’과 봉숭아학당 코너의 ‘연변총각 버전’. 구수한 연변 사투리가 돋보이는 ‘고저, 전화 왔담다’가 바로 그것.

 개그콘서트에서는 이외에도 꽃봉우리 예술단 코너에 등장하는 ‘옳다구나’를 비롯해 여장남자 개그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황승환의 ‘알면서∼’ 등의 유행어들이 보이스벨로 패러디돼 휴대폰에서도 인기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TV는 이렇듯 벨소리 콘텐츠의 확실한 보고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시청자들의 귀에 익숙해 나만의 벨소리로 개성을 연출할 수 있는 등 충분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종 TV프로그램 속에 등장하는 멜로디나 삽입곡이 속속 벨소리로 제작돼 대중앞에 선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MBC 권투중계 오프닝송.

 경쾌한 멜로디를 자랑하는 이 곡은 10∼20대 남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 개그맨 최양략의 컴백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알까기’ 오프닝 벨소리와 ‘MBC 9시 뉴스데스크’ 시그널 뮤직, KBS ‘공개수배 사건 25시’, 기상청 김동완 통보관의 ‘오늘의 날씨’, MBC 코미디하우스의 ‘허무 개그송’, KBS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등은 인기 벨소리로 확고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TV와 함께 영화나 방송 CF의 이름을 빌린 곡들도 인기 벨소리 장르로 급부상하고 있다. 상반기 대박을 터뜨린 한국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OST를 비롯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KBS의 미니시리즈 ‘가을동화’ 삽입곡, 세련된 광고로 주목을 끌은 ‘산타페 CF’ 곡 등이 인기 벨소리 순위에 올라있다.

 그런가 하면 ‘애국가’를 관광버스 버전으로 패러디한 멜로디와 70∼80년대 널리 울려퍼졌던 ‘국민체조’나 ‘신데렐라는 어려서∼’ ‘얼레리 꼴레리∼’ 등 어린시절 추억을 불러일으킬 만한 벨소리까지 등장, 휴대폰이 새로운 미디어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이한 것을 추구하는 m세대들을 겨냥한 벨소리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동물 벨소리. ‘개짖는 소리’ ‘나이트 뻐꾸기’ ‘아기고양이 야옹’ ‘찌르르 귀뚜라미’ 등 각종 동물소리를 응용한 동물 벨소리는 보이스벨과 함께 벨소리 콘텐츠의 또다른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밖에 특이한 벨소리로는 응원용으로 자주 사용되는 ‘337 박수’를 비롯해 ‘엽기’라는 신세대 최고 화두를 이용한 ‘엽기 트림소리’, 음치가수이자 엽기가수인 이재수 버전의 ‘Still Loving You(스콜피온스)’ ‘졸라걸 삔녀 등장송’ ‘빵빵 경적소리’ ‘타악기 연주리듬’ ‘엘리제를 위하여-나이트 버전’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벨소리 콘텐츠업계 관계자들은 “무선인터넷의 대표적인 수단인 휴대폰은 이미 21세기 새로운 미디어로서 다양한 미디어들과 접목될 것”이라면서 “남보다 튀는 무언가를 좇는 m세대의 특성을 반영, 더욱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벨소리 콘텐츠가 앞으로도 계속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