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버스D램 불황에도 `아랑곳`

‘램버스D램은 불황이 없다.’

 전통적인 메모리 비수기로 일컬어지는 2분기 들어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을 포함한 SD램의 가격은 하락과 보합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메모리 중 형님격인 램버스D램은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나 고성능 서버 할 것 없이 비수기를 맞아 수요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서버시장에서 램버스D램은 희소성을 보장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5일 평균가격 기준으로 4.37달러를 기록하면서 올들어 최고점을 찍었던 128Mb(16Mx8 133㎒) SD램은 이후 약 3개월 동안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현재 2.15달러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256Mb(32Mx8 133㎒) SD램 역시 3월7일 최고점인 8.48달러 이후 6월17일 오전장에서 4.8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램버스D램과 함께 차세대 D램으로 손꼽히는 DDR SD램의 가격변동 추이도 SD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128MB 램버스D램은 4월8일 평균가 기준 32.99달러로 바닥을 확인한 후 거의 2개월이 넘도록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6월17일 현재 45달러를 기록중이다. 256MB 램버스D램도 4월8일 69.19달러에서 6월17일에는 85.59달러로 급등했다.

 램버스D램은 최근 2개월간 24∼36%가 올랐다. 비슷한 시기 비수기를 맞아 SD램이 44∼51% 하락하고 DDR SD램이 42∼52% 하락한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이처럼 비수기를 맞아 메모리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램버스D램이 선전을 거듭하는 것은 램버스D램만이 가지고 있는 희소성 때문이다.

 수급상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메모리 시장에서 제조업체 수가 몇 안되는 시장구조의 특성상 램버스D램은 타 메모리가 누릴 수 없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세계적으로 램버스D램을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해 일본의 도시바, 히타치와 NEC의 합작사인 엘피다메모리, 독일의 인피니온테크놀로지 등 5개 회사 정도다.

 이 중 세계 램버스D램 시장의 67% 정도(데이터퀘스트 통계기준)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가장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뒤를 이어 도시바, 엘피다, 하이닉스가 각각 17.5%, 14%, 1.5% 등으로 타 메모리 업체가 누리지 못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램버스D램의 경우 특화된 고성능 서버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이를 대체할 만한 제품이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램버스D램의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램버스D램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하더라도 수요량 측면에서는 늘어날 전망이어서 램버스D램 제조업체들의 시장선점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