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테크노마트 2002]기술이전 성공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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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개발은 언제 어디서나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개발된 기술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신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술 이전 및 사업화 과정을 통한 산업체로의 기술 확산이 뒷바침되어야 한다. 국내·외 기술이전 활성화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와 관련 정보 공유를 위해 마련된 기술이전 성공사례를 소개한다.편집자

 

 ◇공공부문 기술이전 현황과 문제점(정혜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기술이전평가실장)=국경 없는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들면서 각국은 국제경쟁력의 원천인 국가기술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 기술정책의 중심을 연구개발에서 개발된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쪽으로 옮기고 있다.

 지난 2000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평가한 우리나라 기술경쟁력은 22위로 총액대비 14위(GDP 대비 5위)인 연구개발비 지출에 비해 기술경영(27위), 과학기술환경(25위) 등은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규모는 상위권이나 투자의 효율성은 저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의 사업화, 특히 공공자금의 지원에 의해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 활용수준은 극히 낮은 편으로 출연연구기관, 대학, 국공립 연구기관이 보유한 공공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 성공률은 10% 미만이며 특허권의 사업화비율은 24%, 국유특허의 실시율은 20%를 나타내고 있다. 또 지난 99년의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24억9300만달러로 전년대비 10.9% 증가했으며 이는 90년의 2.3배, 95년의 1.3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R&D 투자 효율성 제고와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공기술의 사업화 촉진을 통해 ‘기술개발 사업화→재투자’로 이어지는 기술개발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술이전 정보유통에 있어 기술관련 각종 정보를 집중하여 용도 또는 목적 등에 따라 체계적으로 운용하는 국가 차원의 우산기능을 할 수 있는 ‘국가기술이전정보 통합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또 기술이전 관련 정보활동의 유기적 협력체제의 구축을 위해서 정부, 기술이전기관, 대학, 연구소, 경제단체, 기업 등으로 구성된 ‘기술이전정보유통협의회(가칭)’를 구성해야 할 것이다.

 기술평가 부문에서는 기술평가의 신뢰성 확보와 민간 기술평가기관의 설립에 대한 조세감면 및 재원지원, 기술평가지원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이 절실하다.

 기술이전 전문인력 양성을 체계화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육성하고 전문교육과정을 개설,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기술이전 전담조직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공공부문의 연구성과 사업화을 위해서는 공공기관과 대학이 R&D를 통해 얻은 기술로 사업화하는 경우 사업화, 특허권리화에 따른 인센티브제도를 마련하여 우수발명기술을 기술시장에 공급하도록 해야 한다.

 

 ◇선진사례로 본 기술이전 성공전략(이승호 델타테크코리아지사장)=1980년대 이후 미국내 기술연구소와 연구중심 대학들은 기술이전실을 설치하고 개발된 기술을 산업계에 이전하는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미국 정부가 심한 재정적자를 겪게 된데다 개발 기술의 5%만이 상용화율을 보이자 연구 대학 및 정부연구소에 지원하는 R&D보조금을 삭감하면서 자연스레 기술이전으로 예산확보의 물꼬를 트게 됐다.

 실례로 스탠퍼드 대학의 경우 기술의 상용화율을 높임으로써 투자된 R&D비용을 회수하고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목적으로 기술이전실(TLO)을 설치,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스탠퍼드대는 지난 52년 테크놀로지 라이선싱 업무를 시작했으나 64년까지 12년간의 수입이 5000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68년 기술이전에 관한 비전과 창의력을 소유한 네일 레이머스(Niels J.Reimers)가 기술이전팀에 합류하면서 69년에는 로열티 수입이 5만5000달러에 이르게 됐다.

 레이머스가 구사했던 전략은 △마케팅 위주의 조직개편과 신기술의 라이선싱 판촉을 위한 직원 및 예산배정 △연구자 보상체계 수립 △기술거래 담당자에게 의사결정권한과 책임 부여 △아웃소싱 활용 등이다.

 스탠퍼드대는 지난 99년에만 162건의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켜 4700만달러(약60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영국 기업인 브리티시테크놀로지그룹(BTG)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술발굴-개발-상업화-수익실현이라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기술은 대학 및 연구소에서 40%, 기업체에서 60% 정도 발굴하고 있다.

 기술평가와 사업화 가능성에 대한 정밀 평가는 자체팀을 꾸려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기술평가의 경우 기술동향 분석 및 발전추세, 경쟁사 기술개발 전략 파악 등이 가능한 정성분석 틀을 이용해 엄격히 실시하고 있다.

 전세계에 1300개의 연구소를 보유한 일본의 옴론사의 경우는 열매에 해당하는 제품의 판매와 연구, 평가, 매각·사업화 등 기업의 뿌리부분인 핵심역량에 집중, 상하 양방향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그랜드 2010’ 비전을 통해 기술 개발 전문회사를 지향하고 있으며 상용화 가능한 일부 기술은 직접 양산체제를 갖추고 생산, 판매하고 있으며 나머지 기술은 과감하게 매각하고 있다.

 미국의 이노센티브사는 화학과 생물분야 업체가 신제품 개발상의 문제점을 온라인상에 등록하면 솔루션을 제공할 전문가를 찾아 제시하는 기술중개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메인 메모리 DBMS 상용화 성공(알티베이스 정광철 연구소장)=알티베이스는 지난 2000년 2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로부터 메인 메모리 기반의 ‘주기억 장치 상주형 자료저장 시스템’을 기술이전 받아 같은 해 10월 범용 메인 메모리 DBMS인 ‘알티베이스(Altibase)’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상용화 초기 알티베이스는 곧바로 이동통신 시스템 장비인 HLR 시스템과 인터넷 고객 인증 시스템에 적용되면서 고성능 데이터 처리 분야의 새로운 붐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제품을 잇따라 업그레이드시켜 출시하면서 통신, 증권, 은행, 빌링, 인증, ITS 등 고성능 트랜잭션 처리 분야의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처음 도입된 기술은 단순히 데이터를 메인 메모리에 상주시켜 관리하는 자료저장 시스템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메인 메모리 DBMS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SW개발 프로세스 및 품질관리 노하우를 갖추고 국내 메인 메모리 DBMS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도 간접 진출하고 있다.

 알티베이스가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방대한 시스템 SW인 메인 메모리 DBMS의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첫째 요인은 기술의 외부 의존도를 탈피, 고객의 요구 사항을 즉각 반영하고 기술지원이 무리없이 소화하는 등 고객의 신뢰를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기술을 도입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토대로 나름대로 시장의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향후 고객이 요구할 기능을 개선·추가함으로써 새롭고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도입기술의 처음 상태가 3만 라인 정도였던 SW는 지금 30만 라인이 넘는 SW가 되었다. 또한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하다 보니 도입된 몇몇의 핵심 기술이 지금은 모두 새롭게 변형되거나 아예 스크래치(기초)부터 다시 개발되어 예전 소스 코드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셋째, 연구 인력 구성을 엄선했다. 기술을 이전 받으려는 대부분의 업체는 소규모 업체이기 때문에 연구 인력의 잦은 이동은 회사 운영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력 구성에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 현재 40명으로 구성된 알티베이스의 이직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회사 문화와 업무 분위기다. 믿고 맡긴다. 알티베이스는 직원들의 근태에 신경을 쓰지 않을 뿐 아니라, 업무에 있어서도 자율적이며 최대한의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H.323영상회의 프로토콜의 성공사례(이정순 트랜스넷 사업부 대리)=트랜스넷(대표 나승찬 http://www.transkorea.net)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프로토콜 스택과 HTML에 사용할 수 있는 샘플 프로그램을 이전 받은 뒤 음성 및 영상코덱을 추가 개발, 상용화했다.

 지난 97년 VoIP와 관련한 교환기의 일종인 프로그래머블 스위치를 개발, 서비스하던 팀을 주축으로 2000년 4월 창업했다. VoIP 솔루션 공급자를 대상으로 컴퓨터 텔레폰 분야의 세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로 VoIP의 컴포넌트별로 20여명의 연구인력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처음 이전 받은 기술은 말그대로 원천기술이어서 시장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고 연구진들은 자체적으로 G.723.1 음성관련 코덱과 H.263 영상관련 코덱 기술을 추가 응용해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처음엔 하이텔의 VoIP서비스에 웹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으로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때 사운드를 웨이브 PCM에서 다이렉트 사운드로 변경하고 채팅, 파일 트랜스퍼, 화이트보드, 에스코드 브라우징 및 암호화 인증 기능을 추가로 개발했다.

 그러나 VoIP시장에서는 이러한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부족해 이전 받은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으며 특히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과의 호환성 확보라는 난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한동안의 공백기를 겪고 난 후 텔레클럽(http//:www.teleclub.co.kr)에 VoIP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활용해 PC-to-PC와 PC-to-폰,폰-to-PC서비스가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 특히 음성 녹음·재생·등록 기능을 추가 개발했으며 미팅 서버와 연결된 접속자 리스트 요청 기능을 추가 개발, 접목시켰다.

 최근엔 다기능의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사업자가 요구함에 따라 다행히 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여기에 기술력을 인정한 KT로부터 VoIP영상소프트폰의 개발용역을 맡게 되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시장의 수요에 맞게 원천기술을 끊임없이 응용하며 시장성을 지향했다는 사실이다.

 기술 상용화를 이루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기술이전에 대한 애프터서비스가 전혀 없었다는 점 △기술이전 후에 소스에 대해 수정, 변경 인력이 없었다는 것 △상용화를 위한 자금지원이 없었던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정부 벤처기업 지원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실무적인 차원의 포괄적이고 치밀한 제도의 점검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