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위성방송, 을유년 대혈전 예고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케이블TV와 위성방송 가입자 현황

디지털방송을 준비중인 케이블TV 업계와 지상파TV 재송신이 가능해진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올해 유료방송 시장을 놓고 가입자를 서로 뺏고 뺏기는 대혈투를 벌일 전망이다.

우리나라 전체 약 1700만 가구 중 케이블TV 가입자는 중계유선방송(RO)과의 협업을 포함해 약 1250만명이며,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165만명이다. 유료방송 총 가입자가 1500만명을 육박해 전체 1600만 가구에서 신규 가입자 모집이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두 경쟁 매체가 가입자 확대를 위해 상대 매체의 가입자를 뺏어올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 2002년 개국 이후 꾸준히 가입자가 순증한 스카이라이프는 올해 지상파TV 재송신까지 가능해져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반면 케이블TV는 기존 가입자 이동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 입장일 뿐 아니라 디지털 케이블TV로 전환까지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214만 가입자를 확보하라=스카이라이프는 연말까지 지난해보다 49만명이 순증한 214만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2002년 53만명, 2003년 57만명, 지난해 52만명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특히 지상파TV 재송신으로 인해 대규모 가입자 확보가 예상됨에도 이처럼 보수적인 목표를 정한 것은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줘 가입자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단기 손익분기점(BEP) 달성 기준인 250만 가입자 확보도 올해 안으로 무리 없다고 판단했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지상파TV 재송신을 2월 초부터 시작하면 가입자 유인 효과는 증대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직접적 효과보다는 기존 가입자들의 만족도 제고를 통한 해지율 저하와 이를 기반으로 한 월평균수신료(ARPU) 상승에 보다 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을 유도하라=스카이라이프로부터 가입자를 지키고, 통신사업자의 방송진출을 방어해야 하는 케이블TV 업계는 이같은 외부적 공세와 함께 기존 아날로그 가입자를 디지털로 전환해야하는 내부적 난제까지 합쳐 험난한 한해가 예상된다.

위성방송 개국 전까지는 사실상 유료방송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있었고, 2000년 이후에는 중계유선방송(RO)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전환으로 인해 전체 가입자의 대규모 증가라는 외형적 성장도 이뤘다. 그러나 올해부터 위성방송의 지상파TV 재송신으로 인해 가입자가 대거 유출될 것으로 보이며,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한 디지털 케이블TV로의 가입자 전환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블TV 업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우선 디지털 케이블TV 서비스 지역을 늘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지상파 고선명(HD) 채널 서비스가구 900만 확보와는 별도로 주요 복수SO(MSO)를 기준으로 연말까지 디지털 전환을 완료해 디지털 케이블TV 서비스가 가능한 가구를 전체 케이블TV 가입가구 중 56%에 해당하는 약 700만 가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중 적어도 35만 가구에 양방향 셋톱박스를 보급해 실질적인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 위성방송 출범으로 케이블TV 콘텐츠의 대거 이동을 경험한 바 있는 케이블TV 업계는 통신사업자의 방송 진출로 인해 콘텐츠 수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케이블TV 전용채널에 대한 가산점 부여와 수신료 정상화 등을 적극 모색중이다.

정책적으로 산업 규모를 키우기 위해 20%로 규정한 SO 겸영 제한을 연내에 33%까지 완화하도록 정부에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

케이블TV 업계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광대역통합망(BCN) 상용서비스에 돌입하는 케이블TV는 올 한해 방송과 통신의 두 영역에서 당하게 될 협공을 어떻게 잘 선방하느냐가 산업의 사활이 걸려있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