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스테이션도 이젠 `윈도천하`

공급 대수와 매출 규모에 있어 감소추세가 뚜렷했던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이 범용 칩과 윈도 OS를 채용한 제품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점쳐지고 있다.

 ◇윈도 기반 워크스테이션 시장 안정화=한국IDC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 규모는 대수 기준으로 2만9000여대에 달한다. 이중에서 범용 칩과 윈도 OS 기반 워크스테이션은 2만5000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 정도만 감소한 것으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전년의 80%에서 85% 정도로 높아졌다.

 이에 반해 유닉스 기반 워크스테이션의 지난해 공급대수는 약 4000여대로 전체 비중 역시 전년 20%에서 15%로 낮아졌다.

 최진용 한국IDC 연구원은 “IDC는 워크스테이션을 전통 워크스테이션과 퍼스널 워크스테이션으로 구분한다”며 “지난해 유닉스 기반 워크스테이션은 20∼30% 가량 감소했지만, 퍼스널 워크스테이션은 오히려 10% 이상 늘어나면서 시장 안정화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동향=한국HP는 최근 듀얼 AMD 옵테론200 시리즈, 엔디비아 엔포스 프로세스 칩세트, 듀얼 엔디비아 쿼드로 FX 그래픽카드를 내장한 하이엔드급 워크스테이션 ‘xw9300’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 듀얼 PCI 익스프레스 그래픽카드를 내장하고 있는 윈도 기반 최상위 기종이다.

 한국델은 이에 앞서 100만원대 초저가 워크스테이션 ‘프리시젼(precision)370’을 출시, SMB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델인터내셔널의 워크스테이션 담당 최주영 과장은 “HP의 하이엔드급 워크스테이션 출시나 델의 초저가 워크스테이션 출시 모두 윈도 기반의 새로운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 확대를 위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64비트 제온과 AMD 64비트 옵테론이 나오면서 윈도 기반에서도 64비트 워크스테이션 시장이 열린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윈도 기반 워크스테이션용 소프트웨어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이미 오토데스크, 엔시스, 어도비 등 주요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윈도 기반의 워크스테이션용 SW를 내놓고 있으며 해석용 프로그램인 카티아(CATIA)도 버전 5부터는 윈도 기반으로 나온다.

 ◇향후 전망=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은 윈도 워크스테이션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HP, 델, IBM의 3강 구도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 한국HP는 대수와 매출면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델이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델은 이미 대수면에서는 IBM을 넘어섰으며 매출면에서도 2, 3위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물론 윈도 기반 워크스테이션 확대에 걸림돌도 적지 않다. 최대 장애물은 역시 기존 유닉스 기반으로 개발, 축적된 방대한 데이타를 어떻게 윈도 기반으로 호환시키느냐는 문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워크스테이션 주문물량 중 신규 디자인 물량은 대부분 윈도 기반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만, 업그레이드 물량만 놓고 보면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이 많았다”며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의 빠른 속도와 함께 OS 기반을 바꾸었을 경우 개발 연속성이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