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첫날 매장 표정…소비자 대리점 모두 실망"

“보조금 7만원 받아 지상파DMB폰 살 수 있겠어요?”(용산 나진상가 SK텔레콤 대리점 직원)

 “그동안 대기 수요를 기다려 왔는데 또다시 대기를 해야 하다니….”(LG텔레콤 대리점 관계자)

 “조금 더 기다리면 더 많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겠지요?”(서울 한남동 K씨)

 이동통신 단말기 보조금 지급이 허용된 첫날. 서울 용산전자상가 입구에서는 빨간 유니폼을 입은 한 이동통신사 도우미가 보조금 지급 판촉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각 이동통신사 대리점 및 판매점 역시 ‘왕창 세일’ ‘오늘 하루뿐’ 등 시선을 사로잡는 자극적인 포스터를 내걸고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었다.

 하지만 매장 안의 체감 기온은 여느 날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 공통적인 반응. 상가를 찾은 소비자는 보조금에 대한 기대가 컸던 탓인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마디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표정이었다.

 내심 이동통신사들의 파격적인 정책을 기대했던 대리점 상인들 역시 시큰둥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른바 불법 보조금이 지급되던 지난 1월에 비해 단말기 가격이 오히려 비싸졌다는 게 매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2월 60만원 이상이던 지상파DMB폰 및 위성DMB폰에는 ‘총알’(불법·편법 보조금)이 적게는 20개(20만원), 많게는 40개(40만원)까지 지급됐다.

 그러나 보조금 지급이 허용된 27일, SK텔레콤에 가입한 지 10년이 되면서 월 평균 3만∼5만원의 요금을 내는 소비자가 지상파DMB폰으로 기기 변경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고작 11만원대에 불과하다.

 한 대리점 직원은 “어제보다 오히려 판매량이 줄었다”며 “이번 정책은 사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매장을 찾은 소비자는 “얼마 안 되네” “그것밖에 안 돼?” 하며 실망감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기기 변경 및 번호이동을 기다려 왔던 대기 수요가 당분간 실수요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한 당초 지상파DMB폰 등 고가 제품 판매가 늘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을 1∼2개월간 차분히 기다린 뒤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 잇따르면서 당분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