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결합상품 허용…MVNO 제 도입?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정보통신부가 시장 지배적사업자에 대한 결합상품 허용방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최근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제도 도입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MVNO는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사업자의 네트워크를 빌려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무선 재판매 사업.

 정부가 결합상품 허용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MVNO가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결합상품 허용범위와 MVNO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즉 결합상품 범위를 타 사업자 역무까지 확대하게 되면 이는 자연스럽게 MVNO 도입으로 이어져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정통부는 오는 9월 정기국회 때 입법을 목표로 결합상품 고시(초)안을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결합상품과 MVNO 상관관계, MVNO 도입으로 인한 시장변화 등을 검토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결합상품 요금인하 MVNO 도입 직결=MVNO는 재판매 사업이어서 해당 서비스 사업자보다 요금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전제로 한다. 형태로만 보면 KT의 KTF PCS 재판매도 MVNO로 볼 수 있지만, 내용을 보면 요금할인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

 KT는 이번 결합상품 고시제정과 더불어 요금인하가 허용되기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동통신 사업자는 KT의 이런 주장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특히 지배사업자인 SK텔레콤은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분위기고, 이 때문에 결합상품 고시제정을 둘러싸고 똑같은 지배적사업자 처지인 KT와 SK텔레콤 간 미묘한 견해 차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비스 사업자 위주 이통시장 변화 주목=MVNO는 해외에서는 이미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는 제도다. SK텔레콤이 합작사인 힐리오를 통해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한 것 역시 MVNO 형태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아직 MVNO가 활성화돼 있지 않다.

 이에 앞서 정통부는 지난 2004년 와이브로 가입자 500만명이 확보되는 시점에 와이브로에 한해 MVNO 도입 의지를 밝혔고 오는 2008년께를 MVNO 도입시기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KT나 SK텔레콤의 시장 전망과 네트워크 투자속도를 고려할 때 500만 가입자는 사실상 2010년 이후에나 가능한 전망이어서 지금 와이브로에 MVNO 도입은 요원한 상황이다.

 MVNO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이동통신 시장이 서비스 사업자 위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반대로 MVNO 도입이 서비스 위주의 시장을 재편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서비스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내전화 재판매도 수면 위로=이동통신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 시각에서는 MVNO 도입이 동일한 유선전화 지배적사업자인 KT의 조건과 비교할 때 불리할 수 있다.

 결합상품에 요금할인을 전제로 한 MVNO가 포함되면 시내전화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KT는 이동통신을 결합상품으로 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유선 서비스가 없는 SK텔레콤은 선택의 폭이 좁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동통신 서비스 분야의 MVNO 도입은 시내전화망의 중립성이나 재판매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KT 측은 이에 대해 “MVNO는 고객이 단말기를 직접 선택, 개통할 수 있고, 또 사후 서비스나 네트워크 운용 측면에서 유선 네트워크보다 편리하기 때문에 등장한 제도”라며 “이동통신 재판매와 시내전화 재판매를 직접 비교할 일은 아니다”라고 일축한다.

 KT는 “결합상품 고시를 만들면서 결합 대상 상품의 범위를 단일기업 내 역무로 국한한다면 고시제정의 의미가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