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계 "쓸만한 사람 씨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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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적자원관리 솔루션업체인 화이트정보통신은 이달 초 개발자를 모집하면서 자바(JAVA) 이력서를 제출하는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보내주기, 보약 지어주기 등 독특한 이벤트를 펼쳐 관심을 모았다. 자바 개발자를 모집하기 위해 회사가 고심 끝에 내놓은 아이디어였다.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바 개발자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인력 시장에서는 자바 개발자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자바 개발자들의 눈이라도 붙잡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아이디어인 셈이다. 김진유 화이트정보통신 사장은 “일단 자바 유경험자의 이력서를 보기라도 하면 마치 사막 한가운데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업계 구인난 아우성=국내 SW업체들이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 주요 SW업체가 글로벌화를 서두르면서 세계적인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개발자 공급이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X인터넷업체인 투비소프트는 최근 개발 인력을 충원하면서 애를 먹었다. X인터넷 특성상 시스템 엔지니어가 필요했지만, 인력 시장에는 관련 인력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몇몇 면접을 본 인력은 회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들을 제시하며 면접자들을 당황케 했다.

 김형곤 투비소프트 사장은 “대기업 수준의 연봉과 처우를 약속해도 SW 개발자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인력 문제가 국산 SW 질적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개발업체인 큐브리드는 이달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인력을 뽑으면서 SW 구인난을 절감했다. 국내 SW업체들이 애플리케이션에 몰려 있다 보니 DBMS와 같은 시스템 SW 개발 인력 구하기가 어려웠다.

 강태헌 큐브리드 사장은 “국내 대학 어디에서도 DBMS를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곳이 없는데다, 국내 DBMS업체마저 극소수여서 개발 인력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며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구인난은 비단 이들 두 업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바, X인터넷 등 신기술은 물론 임베디드·애플리케이션 등 국내 전략 SW산업에도 구인난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정보과학회에 따르면 오는 2010년까지 국내 SW 분야에는 5000명 이상의 고급 개발 인력이 부족할 전망이다.

 이승민 NGN테크 대표는 “현재 국내 SW 엔지니어의 교육이 응용 SW에 치중됐으며 SW 전체 그림을 그릴 줄 아는 고급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SW공학이나 OS·데이터베이스(DB)·미들웨어·플랫폼 등을 연구·개발하는 교육에 투자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자 질적 개선 절실=구인난을 호소하는 업계의 아우성과 달리 국내 SW 개발자는 적은 편이 아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SW 산업 종사자는 13만명에 이르고, 전산실 등 전 산업의 SW 개발 인력까지 포함하면 국내 SW 개발자는 3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정도면 국내 SW 산업 규모상 양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SW업체는 왜 구인난을 호소하는 것일까. 국내 SW 개발자의 양에 비해 질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조풍연 메타빌드 사장은 “체계화되지 못한 대학의 SW 교육에다 SW산업의 영세성으로 우수 개발자들이 SW보다는 휴대폰 등 돈 되는 분야로 몰리고 있다”며 “SW업계가 우수 개발 인력을 흡수하려면 건전한 SW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개발자들의 질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방능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수석은 “그동안 정부의 SW 개발자 양성 정책이 양적 확대에 많은 비중을 뒀지만, 지난해 12월 SW산업 보고대회를 기점으로 질적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정부는 오는 9월 질적 개선 방안을 마련,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