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주변기기도 `명품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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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하나가 20만원?’

 쓰고 버리는 소모품 정도로만 인식됐던 PC주변기기 시장에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20만원 이상 되는 키보드가 나오는가 하면 40만원대 이어폰도 출시되고 있다. 저가 조립PC가 30만원 선에 거래되는 것을 고려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이는 PC시장이 ‘고가와 저가’로 양분되면서 주변기기 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과거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팔렸던 명품 주변기기가 최근에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최근까지 국내 고급 주변기기 시장 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10% 이상 늘었다. 자신만의 특색있는 주변기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데다 주변기기 시장에도 양극화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가격비교사이트에 따르면 키보드의 경우 1만원 이하나 10만원 이상 되는 제품만 판매될 뿐 4만∼5만원의 중가 키보드 판매량은 저조한 수준이며 마우스, 케이스 등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키보드 유통 업체 아이오매니아 측은 “10만∼20만원대 키보드를 주로 유통하고 있는 데도 판매가 꾸준하다”며 “최근엔 소비층이 마니아층에서 일반 소비자로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고급형 주변기기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명품 주변기기의 경우 시장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중국산이 아닌 일본, 독일 등 이른바 ‘선진국’에서 제조된 제품이 대부분이다.

 레오폴드는 최근 일본 PFU가 생산한 미니키보드 ‘해피해킹 프로페셔널 2’를 출시했다. 20만원 중반대에 팔리고 있는 이 제품은 정전 용량 무접점 방식을 사용, 3000만 회 이상의 키 스위치 수명을 자랑한다. 이 회사 신용석 사장은 “가격이 비싸 많은 판매를 예상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5만원 가격 제품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면서 “향후 명품 키보드도 추가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슈어가 판매하고 있는 이어폰 ‘E5C’는 판매 가격이 40만원이 넘지만 소비자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제품은 밀폐형 이어폰이지만 스피커와 비슷한 방식을 써 음질을 높였다. 슈어 측은 “이 제품은 내부가 고음과 저음을 내는 영역으로 별도로 나눠져 있어 모든 영역에서 고른 음질을 낸다”며 “특히 최근 MP3플레이어 사용자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AV케이블 시장에도 명품 바람이 거세다. 일본 엘레콤, 미국 퓨어AV 등 유명 AV케이블 회사 제품을 유통하는 HD코리아 표일웅 사장은 “브랜드 케이블 가격이 일반 제품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올 들어 판매가 두배 이상 증가했다”며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