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면장의 부품 꿈 "전세계 PC인쇄창 바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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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면장의 부품 꿈 "전세계 PC인쇄창 바꾸겠다"

 ‘걸어다니는 아이디어 뱅크’로 불리는 시골 면장이 전 세계 PC의 인쇄 창이 자신의 아이디어로 인해 모두 바뀌는 ‘꿈’에 부풀어 있다.

 정부 부처를 찾아다니며 ‘산골이야기’라고 스스로 이름 붙인 이면지 활용 SW 시스템을 제안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연말 행정자치부로부터 우수창안 공무원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까지 받고, 이번 주에는 한글과 컴퓨터 연구진과 미팅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황금 돼지’의 ‘꿈’에 부풀어 있는 주인공은 충남 논산시 벌곡면에 재직 중인 전준호 면장(49·지방 사무관)이다. 그는 지난해 ‘바다이야기’ 광풍이 불 때 시골 면장이 제안한 ‘이면지 활용 SW 시스템’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는 의미에서 이 시스템에 ‘산골이야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통령 표창까지 받고 나니 이제부터는 상용화에 관심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머문다면 의미가 없잖습니까.”

 새해부터 전 면장의 포부는 그래서 상용화로 바뀌었다. 전 세계 PC의 인쇄 창이 달라지는 그날까지 뛰고 또 뛰겠다는 것이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를 방문할 계획도 세워 뒀다. 빌 게이츠 회장에게는 e메일을 보낼 계획이다.

 그가 제안한 이면지 활용 SW 시스템 ‘산골 이야기’는 2년 전 시작됐다. 이면지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사실에 관심을 갖게 된 전 면장은 이면지 재활용이 사용자의 인식의 문제도 있지만 PC의 인쇄 창 자체가 이면지 재활용을 막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최근 나오는 프린터에 종이를 넣는 트레이(카세트)가 대부분 2단으로 나와 있지만, PC의 인쇄 초기 화면 창은 구분이 없습니다. 이 가운데 한 곳을 이면지 함으로 지정만 해주면 사용자는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종이의 출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죠.”

 연간 우리 나라 복사용지가 3000억원어치(수입 1500억원)나 사용되고 있고, 이 가운데 3분의 1만 이면지를 사용해도 1000억 원의 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도 전 면장이 이 아이디어에 매달리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산업자원부 기술 표준원은 한글과 컴퓨터와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지사에 이 프로그램을 개발해 달라는 요청을 했고, 웹손과 삼성 등 하드웨어 업체에 프린터 등록 정보를 협조해 달라고 정식 공문을 통보했다. 또 조달청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정부부문부터 우선 구매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전 면장은 자비 2000만원을 들여 최근 국내 특허도 등록했다. 미국 특허는 현재 출원 중이다.

전 면장은 “지난 2년은 가시밭길이었다”며 “아이디어를 내놓고 틈만 나면 관련 업체에 이면지 활용 SW 시스템을 설명하고 하소연했습니다만 상용화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