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이통서비스 넘어 기술 주도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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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이 서비스 영역을 넘어 휴대폰 소프트웨어, 칩분야 등 무선 분야 전반으로 영향력을 넓혀갔다. 2년전 휴대폰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통합한 모바일 플랫폼 ‘T-PAK’을 적용한 데 이어 최근 삼성SDI와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휴, 반도체 설계업체 에이디칩스 인수로 가시화됐다. 컨버전스 등 무선분야 기술리더십 확보가 명분이나 전통적인 휴대폰 제조사 영역에 뛰어든 것으로 제조사와 새로운 긴장관계를 형성했다.

◇소프트웨어 이어 칩 설계까지 도전=SK텔레콤은 20일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인 에이디칩스(대표 권기홍)가 발행하는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하는 방식으로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신주 인수를 통해 지분 25%를 확보하는 것을 비롯 전환사채까지 1년후 주식으로 전환하면 전체 지분을 35%까지 확대했다. 휴대폰 제조업체가 반도체업체를 운영하는 사례는 있으나 이통사가 인수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인수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SK텔레콤의 관계자는 “우리가 쌓은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 노하우를 서비스로 구현하려면 반도체 설계부터 반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RFID 기반의 센서 네트워킹, 위치기반 서비스, 모바일 IPTV용 CAS 등의 분야에서 양사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무선기술 리더십 확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전 내놓은 모바일 통합 플랫폼 ‘T-PAK’이 신호탄이다. 제조사의 영역으로 간주되던 휴대폰 UI를 이통사 플랫폼에 통합하면서 소프트웨어 주도권 확대에 나섰다. 최근에는 삼성SDI와 AMOLED 제휴를 맺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GUI 개발에도 착수했다.

◇제조사 긴장관계 어떻게 푸나=SK텔레콤의 행보는 컨버전스 기술을 선점하고 이를 누구보다 앞서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한 포석이다. 하지만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자신의 영역에 도전해오는 이통사가 달갑지 않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UI통합에 반대하며 아직까지 SK텔레콤 ‘T-PAK’ 적용을 유보 중이다. 휴대폰 개발시, SK텔레콤과 에이디칩스가 개발한 칩을 도입하는 문제를 놓고 제조사와 이통사 간 충돌도 배제할 수없다.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가진 독점력을 이용해 자사의 칩 탑재를 강요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SK텔레콤 영역확장에 대한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SK텔레콤은 기우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휴대폰의 주력 설계는 여전히 제조사가 담당할 영역이고 SK텔레콤은 특화한 컨버전스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등 서로 역할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반도체 설계 회사를 인수했다고 칩을 제조하거나 이를 제조사에 강제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제조사와의 향후 협의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