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모바일쇼핑 편성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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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직장인 김모씨는 퇴근 지하철에서 모바일홈쇼핑을 한번 이용해보려고 위성DMB를 켰다. 그러나 방송중인 제품은 취향에 맞지 않는 보험 상품 뿐이었다.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녀는 모바일홈쇼핑에 대한 매력을 잃어버리고 모바일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포기했다.

지난 3월부터 케이블홈쇼핑채널인 CJ홈쇼핑을 위성DMB를 통해 내보내고 있는 티유미디어가 이러한 문제점을 감안해 방송편성을 자체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해 달라고 방송위원회에 요청했다. 방송위원회는 이에대해 홈쇼핑채널의 편성을 바꾸기 위해 별도의 홈쇼핑 사업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양측의 의견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모바일쇼핑 인기 하락=티유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4월까지 매출 성장세 기록했으나 편성의 부적합성으로 5월에 감소세로 전환했다”며 “위성DMB 쇼핑채널이 가입자의 특성과 주 시청 시간대에 맞춘 제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변경 건의 이유를 밝혔다.

티유는 DMB쇼핑 이용자의 구매패턴에 맞춰 주 구매 시간인 오후 4시∼7시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인기 상품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면 주로 제공중인 보험·금융 상품 경우, 높은 편성 비중(5월 한달동안 편성비중 23.4%)에도 불구하고 DMB이용자의 주문은 극히 미미하다. 반면 DMB 쇼핑의 주요 상품군인 이미용의 경우 주문건수(34.1%) 대비 편성비중은 10.4%로 현저히 낮다는 분석이 편성변경의 필요를 잘 말해준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편성 변경시 승인 받아야=방송위원회는 편성을 고치는 것은 별도의 홈쇼핑사업자나 마찬가지라며 절차를 거쳐 홈쇼핑사업자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송위원회는 “현행 법률로는 홈쇼핑 사업을 하고자 할 때 반드시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얻도록 되어있다”며 “편성을 변경하면 또 하나의 홈쇼핑사업자를 더 승인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현형 법에 위배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정책적으로 5개 TV홈쇼핑사업자외에 별도 사업 승인을 내주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현재의 방송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선례없어 관심=업계는 방송 편성 변경에 대한 요청을 한 선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건을 주목했다. TV홈쇼핑의 경우 방송위원회의 채널 승인을 얻어야 하는 등 타 프로그램공급업체(PP)에 비해 절차가 엄격하다.

이번 건은 또 통신사업자들의 홈쇼핑 사업과 연관돼 있다.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나TV 등에선 비록 VoD방식이지만 방송위의 승인없이 프로그램을 내보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TV홈쇼핑의 승인절차가 까다로운 것은 엄청난 수익사업이기 때문이지만 모바일홈쇼핑의 경우 사업성이 떨어져 하려는 사업자도 별로 없다”며 “방송위가 편성 변경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