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美 FCC 의장 "주파수 대역 개방" 발언 파문

마틴 美 FCC 의장 "주파수 대역 개방" 발언 파문

 ‘마틴의 제안’이 미국 통신업계를 또 한번 뒤흔들어 놓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케빈 마틴 의장<사진>은 11일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망을 완전히 개방하는 조건으로 내년 초 700㎒ 주파수 대역을 경매에 부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망 개방이란 인터넷처럼 이동통신망에서도 서비스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고, 어떤 휴대폰이나 휴대형 기기를 이용해서도 콘텐츠에 접근하고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특히 마틴 의장이 언급한 700㎒는 미국 TV방송국들이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남은 황금 주파수 대역으로 꼽힌다. 높은 지형과 건물 등 각종 장애물에도 빠르고 강력한 전파력을 자랑해 광대역 무선통신망으로는 최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발언이 보도되자마자 소비자 단체는 환영 의사를 표시했고, 이동통신 업계는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마틴 의장은 이번 발언 외에도 11년 동안 질질 끌어오던 셋톱박스에 케이블카드를 분리시키는 정책을 밀어붙여 관련업계의 강력 반발을 사기도 했다.

 마틴 의장의 논리는 셋톱박스와 케이블 카드 분리 정책을 단행했을 때와 똑같다. 소비자 혜택 최우선 논리다. 그는 “망을 개방하면 사업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해 소비자를 위한 혁신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FCC가 정식 채택한 정책도 아니고 마틴 의장의 ‘제안’일 뿐인데도 이동통신 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망개방으로 단말기와 서비스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해버리면 단말기에 종속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 이동통신 업계는 대표적인 예로 아이폰이 AT&T를 쥐락펴락하는 현상을 들었다.

 국회의원들도 마틴의 망 개방 논리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했다. 38명의 하원의원들은 “망 개방이 망 공공성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FCC에 즉각 망 개방에 반대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들은 환영하고 있다. ‘퍼블릭날리지’라는 소비자단체 회장은 “어떤 단말기에서라도 애플리케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공공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제안”이라면서 “700㎒뿐만 아니라, 다른 주파수 대역도 망 개방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