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필립스 본사 유일한 한국인 디자이너 변다미

 “두려움과 망설임을 떨치고 도전하는 정신이 꿈을 현실로 만들어준 원동력이죠.”

 82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필립스 디자인연구소, 그 중에서도 전 세계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형가전 부문 디자이너 60여명 가운데 아시안인으로 유일하게 한국인 변 다미 수석 디자이너(31)가 있다.

 변 씨의 연구소 입성이 더욱 주목받는 것은 필립스 소형가전 부문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면도기 제품의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고 있기 때문. 올해 하반기 출시돼 국내에서만 작년 동기 대비 30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아키텍’ 후속 모델이 그녀의 손끝에서 재탄생하고 있다.

 “홍익대 재학 시절 필립스에서 펴낸 디자인 저서를 보고 네덜란드 연구소에 대한 꿈을 품게 됐다”는 그녀는 “무작정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필립스 본사에 보냈는데 뜻밖에 관심을 보이더라”며 겸손해 했다.

 하지만 젊은 나이답지 않게 그녀의 이력은 화려하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에서 6년간 몸담으면서 ‘트위스터’ MP3플레이어, 개구리 모양 포터블 카세트 등 히트작을 줄줄이 만들어냈다. MP3플레어어로 IF디자인상, 독일 레드닷어워드, 굿디자인상 등을 휩쓸기도 했다.

 “국내에서 오디오 시장의 선두주자인 LG전자에서 오디오 디자인을 택했던 것처럼 면도기를 처음 만든 필립스에서 면도기 디자인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는 그녀는 ‘아키텍’의 차기 모델에 대해 “전 세계적인 디자인 트렌드인 여성적인 감수성을 한층 강조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럽 현지에서 한국 제품과 디자인의 위상에 대해 “LG전자, 삼성전자의 휴대폰은 유럽 최고 인기모델”이라며 “한국의 디자인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디테일이 뛰어나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2년 후에나 만날 수 있는 ‘아키텍’ 차기 모델에 푹 빠져있는 그녀는 “가전, IT 제품 디자인 외에도 메이크업 등 새로운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며 “뭐든 생각만으로 머물지 않고 실행에 옮기는 용기가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는 힘”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