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뿔났다`… 지방 경제정책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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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겁니까, 안 한다는 겁니까”

광주·전남공동혁신건설지원단의 한 직원은 최근 정부의 혁신도시 건설과 관련된 ‘갈지자 걸음’에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혁신도시 문제를 놓고 수시로 정부부처 관계자의 말이 바뀌고 있는데다 공기업 민영화 및 통폐합을 먼저 확정한 뒤 나중에 지방이전 계획을 보완하는 ‘선 민영화, 후 지방이전’이라는 방침까지 흘러나오자 손에 일이 잡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에 정부가 혁신도시 건설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한 뒤 지자체가 일제히 반발하자 다시 ‘혁신도시 재검토는 없다’고 하더니 이제는 혁신도시에 들어설 공기업 민영화 추진계획이 나오고 있다”면서 “정말로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이명박정부의 지방 경제정책에 대한 지자체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비단 혁신도시 문제뿐만 아니다. 지자체들은 우선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를 가장 크게 경계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국토해양부가 공공기관 이전 용지를 정비발전지구로 지정해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과 관련,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혁신도시 등으로 이전하는 수도권 공공기관의 기존 부지에 공장과 대학이 얼마든지 들어설 수 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전국 시·도지사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체(공동회장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정부의 수도권규제완화정책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고 지방경제에 대한 사망선고나 마찬가지”라며 정부에 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 발표된 ‘5+2 광역경제권’은 지자체 공무원 및 연구·개발(R&D) 기관들만 바짝 긴장시켜 놓은 채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지방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광주와 전남·북을 비롯해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의 지자체들은 광역경제권 발표 직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의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아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산·학·연 네트워크를 강화해 지역 산업의 특화 발전을 유도하는 혁신클러스터 사업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기존 7개 시범단지에 이어 지난해 인천 남동, 부산 명지·녹산 등 5개 산업단지가 추가돼 지난달 본격 사업이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아직까지 사업주체와 방향 등이 결정되지 않아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5+2 광역경제권과 연계되거나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로 포함되면서 예산이 크게 삭감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우배 인제대 행정학과 교수는 “혁신클러스터 사업은 국가 산업발전의 주축이던 산업단지를 새롭게 탈바꿈시켜 국가성장동력으로 삼자는 것인데 여타의 지역 산업육성책 및 조직의 실용성에 가려 본래 목적은 무시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때 광주와 대구지역지역 과기계의 화두로 떠올랐던 연구개발(R&D) 특구 추가지정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묻힌 채 더 이상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 R&D 특구보다 상위개념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조차 아직 논의단계여서 입지선정 등을 놓고 지자체들의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자체들은 현 정부가 그동안 추진돼온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손질하면서 여론수렴이나 지자체와의 협의절차를 무시하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 완화정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방경제 정책 및 사업에서 정작 중요시해야 할 지자체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서 “자칫 중앙과 지방정부의 대립과 갈등으로 소모적인 논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국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