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 내진설계로... 긴급속보로... 人災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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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포트] 내진설계로... 긴급속보로... 人災는 없다

지난달 14일 일본 이와테현과 미야기현에는 7.2도의 강진이 일어났다. 이에 앞서 오는 8월 세계인의 대축제 올림픽을 앞둔 중국에서 5월 12일 쓰촨성에서 리히터 규모 8.0의 지진이 일어났다. 쓰촨성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일본에서 지진으로 ‘지진공포’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일본 지진은 건물 피해나 인명 피해가 적었다. 도시에서 떨어진 산간 지역이 진원지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리히터 규모 5 이상의 강진에도 건물 대부분은 큰 이상이 없었다. 이처럼 비슷한 지진 규모에도 중국과 일본의 지진 피해가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왜일까. 기본적으로 지진 대책을 얼마나 철저하게 갖췄는지가 결국은 재산과 인명의 보호로 이어진 것이다.

◇일본 정부의 지진 대책=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교훈을 얻은 일본정부는 1996년부터 제1차 ‘지진 방재 긴급사업’을 시작해 첫 5개년 계획을 2000년에 완료했다. 이 사업은 2번 더 연장됐고 2006년도부터 제3차 지진 방재 긴급사업을 진행 중이다. 일본 정부는 많은 예산을 이 사업에 투자했다. 제1차 5개년 계획에서는 14조1000억엔, 제2차 5개년 계획에서는 9조8000억엔을 쏟아 부었다.

국민의 의식도 한층 더 높아졌다. 지진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재해라고 인식하고 발생 시 피해를 줄이기 위한 교육을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받고 있다. 자신의 생명과 자산, 그리고 생활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지진 피해를 줄일 수 있던 밑거름이 된 것이다. 또 2005년 12월부터 1년여에 걸쳐 ‘재해 피해를 경감하는 국민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재해 피해를 낮추는 국민운동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재해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운동으로 각 지역 커뮤니티에서 앞장서고 있다.

◇면진(免震)으로 지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건설회사들=지진 대책을 떠올리면 지진이 일어났을 때 건물이 무너지지 않게 건물을 튼튼하게 짓는 것을 먼저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다. 한신·아와지 대지진에 사망자의 80%가 건물 파괴로 발생한 점을 들어 일본 정부는 ‘건축물의 내진화’ 긴급 대책 방침을 2005년 9월에 결정해 국가적 긴급 과제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것을 일본에서는 내진(耐震)이라 표현한다. 그러나 최근 일본 건설 업체들이 소비자에게 강조하는 것은 면진 주택이다. 면진이란 건물과 지면을 적층고무 등으로 분리함으로써 지진의 흔들림이 건물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지진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아예 지진의 진동을 건물 자체에 전달하지 않음으로써 사람과 건물을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것이다. 2003년 5월에 일어난 미야기현 오키 지진에서 일본의 면진 고층빌딩인 센다이 MT빌딩은 면진 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건물과 비교해 충격이 20% 정도 감소됐다고 한다.

◇10초 사이에 당신의 생명을 지켜주는 긴급 지진속보=일본에서 요즘 화제가 되는 것은 진원지에서 지진이 당도하기 전에 미리 지진 발생을 알림으로써 지진에 대비를 할 수 있는 긴급지진속보 시스템이다. 이번 이와테·미야기현 지진에서도 일부 보완점은 있었지만 소기의 성과를 냈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긴급 지진속보란 지진 발생 직후 진원지의 정보를 가능한 빨리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진원지에서 가까운 지진계에서 측정한 미약한 P파를 관측한 후 데이터를 분석해 진원지와 지진의 규모를 측정, 그것을 통계로 강한 S파의 도달 시각과 진도를 추정하는 것이다. 긴급 지진 속보를 이용하면 고속으로 달리던 열차와 엘리베이터를 빠르게 제어해 위험을 피할 수 있고, 직장과 가정에서는 안전한 장소를 피난하거나, 몸을 위험에서 보호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긴급 지진속보가 만능은 아니다. 긴급 지진속보가 발표되고, 지진이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진원지와의 거리에 따라 10초 이내거나 수십초에 지나지 않다는 점, 극히 적은 정보를 가지고 추정하는 정보이므로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테·미야기현 지진에서도 진원지와 가까웠던 곳은 긴급 지진속보를 알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일본 정부와 산업체 그리고 개개인의 노력과 관심을 기울인 결과가 쓰촨성 대지진과 이와테·미야기현 지진의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지진으로 자금이 지출되는 것은 누구나 꺼린다. 하지만 ‘안전’을 위한 숨은 투자가 선진국가의 첫 번째 잣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결코 아껴서는 안 될 투자다. 우리나라의 개인이나 기업,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언제까지 한국이 지진의 안전지대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쿄(일본)=이왕재

일본IT 전문 블로그(하테나) 운영자

haten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