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대학](5)난양기술대학교 - 수 관잉 총장 인터뷰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5)난양기술대학교 - 수 관잉 총장 인터뷰

◆ 수 관잉 총장 인터뷰

  -단기간 내 세계 명문 공과대학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 저력은.

 ▲난양기술대는 싱가포르 공학도의 사관학교 역할을 해왔다. 난양기술대의 역사는 1981년 설립된 난양기술학교(Nanyang Technology Institute)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고의 지식과 기술을 가진 교수를 뽑고 양성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고 학생들을 공부하고 싶게끔 만들어 줬다. 이와 더불어 산·학협력을 강화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난양비즈니스스쿨은 올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100대 MBA 50위에 이름을 올려 대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학교 운영의 최우선 가치는 무엇인가.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이 ‘훈련’에서 ‘교육’으로 옮겨가고 있다. 공학 분야나 회계학 분야도 더이상 훈련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다. 학생들을 훈련시켜 사회에 진출 초기 몇 년 동안만 성공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교육 목표가 아니다. 그들에게 다양한 교육으로 학문의 기본적 이해를 다지게 하고 각자의 인생을 설계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교육 목표다.

 -난양기술대의 미래 전략은.

 ▲난양기술대는 기숙사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캠퍼스 환경의 질을 높여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삼고자 한다. 학업과 연구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또 캠퍼스 내에 다국적 기업의 연구소를 유치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미 보쉬의 연구소와 롤스로이스 연료전지 센터 등을 유치하고 있다. 우수한 글로벌 인재들을 양성하고 끌어들여 인재풀을 만들고, 이 인재풀이 글로벌 기업을 불러들여 싱가포르에 좋은 일자리를 대거 창출하게 될 것이다.

 -인턴십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난양기술대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학부 3학년 학생들은 8∼30주의 인턴십을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며 2만명의 총학생 중 4000명의 학생이 해마다 해외 인턴십을 포함해 1000여개의 업체로 인턴십을 떠난다. 기업들과의 강한 협력관계는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를 통해 가능하다.

 이 인턴십 프로그램은 1984년 처음 시작됐다. 타 학교에 비해 기업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왔기 때문에 25년 동안 계속돼 오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실제와 가까운 직장 경험을 한다. 이 학생들이 배우고 돌아온 것들을 워크숍과 선후배 간의 네트워킹을 통해 다시 수업에 반영해 커리큘럼으로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련한 글로벌몰입프로그램(Global immersion program)은 중국·인도·베트남 등의 국가에 학생들을 6개월 동안 보내 각 나라의 언어·문화·역사와 현대화 가정 등을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

 -인턴십이 실제 취업까지 연결되고 있는가.

 ▲인턴십만이 취업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싱가포르 내는 물론이고 세계에서도 명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2007년 4847명이 졸업했는데 10명 중 9명이 1개월 내 취직을 했고 4개월 내 전원이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외국인 학생선발 방식은.

 ▲한국 학생을 포함한 4000명 이상의 해외 학생이 있다. 그들이 쌓아온 학문적 배경과 대학 졸업 이후 사회 공헌 가능성 등을 평가한다. 외국인은 최소 12년 이상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지원 학과에 따라 필수과목인 수학·물리학 등을 이수받은 자만이 지원 가능하다. 전형은 보통 10월부터 3월 사이에 있다. 대학원은 학부 성적과 연구 업적과 더불어 리더십을 평가해 입학 여부가 결정된다.

 -한국 대학교들과 협력 방안은.

 ▲난양기술대는 한국 대학과 교류를 늘려나가고 있다. KAIST와의 협력이 효과를 낳고 있다. 이 협력을 공학 및 과학 연구분야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교육 파트너십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 동문 및 한인인맥

 난양기술대학교(NTU)는 매년 우수 동문을 상대로 ‘난양자오요우장(Nanyang Alumni Award)’을 수여한다. 특별상, 성과상, 서비스상, 젊은 동문상 4개 분야 수상자들을 보면 싱가포르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활약 중인 NTU 출신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2007년 특별상을 받은 탄 림구안텍(Lim Guan Teik)은 말레이시아의 제지 제국 ‘무다 홀딩스 버하드’를 건설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에 오른 첫 번째 제지 회사다. 림구안텍은 후학 양성을 위해 재단을 설립하고 NTU에도 많은 장학금을 내놓았다. 2006년 특별상을 수상한 리엔 시아오우 스제(Lien Siaou Sze) HP 아·태지역 총괄 수석 부사장은 탁월한 리더십으로 미국 유력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여성 50위’에도 선정됐다. 두 사람은 NTU 전신인 난양대에서 경영학과 물리학을 전공했다.

 2006년 NTU 젊은 동문상을 받은 중국 사업가 장종리앙(Zhang Zhongliang)은 당시 39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위해 ‘중국정밀장학금’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지난 2005년 NTU MBA를 졸업했다.

 2008년 수상자도 곧 발표된다.

 NTU가 아시아 명문대로 명성을 쌓으면서 아시아 정치 지도자들의 자녀도 이곳을 찾는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Susilo Bambang Yudhoyono) 인도네시아 대통령,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주세 라모스 르타 동티모르 대통령, 누엣 미 트리엣 베트남 대통령의 아들들이 NTU를 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인 박사들도 NTU 교수로 대거 채용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에서 박사를 취득한 장석호 교수(시스템 및 엔지니어관리)를 비롯해 연간 10∼20명의 한인이 NTU에서 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NTU에서 교수로 활동한 바 있는 이재신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컴퓨터와 사회과학, 예술 등을 결합한 새로운 단과대학을 개설해 할리우드 인사들을 잇따라 교수로 영입하는 등 NTU는 새로운 학문을 개척하는 데도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NTU에서 커뮤니케이션 박사 학위를 취득한 오현숙 박사는 “NTU의 장점은 교수와 학생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각종 시설에 끊임없이 투자하는 것”이라면서 “대학원 연구과정(research)은 학비가 전액 무료인데 보조금까지 지급하며, 교수의 대우 수준도 높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

◆장학제도 및 기부금

 난양기술대학은 과학·기술·경영 분야에 중점을 둔만큼 전문 공학, 경영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한 학사제도와 시설이 특징이다. 난양기술대학은 세계 100위권 안에 드는 MBA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테러 예방을 위해 설립한 ‘방어전략연구소’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 200㏊의 넓은 용지에 대규모의 실험·실습 장비를 갖췄다.

 장학제도 역시 독창적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대학원생들을 위한 ‘총장장학제도’. 총장장학제도는 연구 부문을 대상으로 한 장학제 중 가장 혜택이 많다. 그만큼 최상위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나 뛰어난 리더십 및 연구에 열정을 가진 학생들을 선정해 수여하는데, 이들에게는 수강료 면제 혜택과 동시에 매월 3200싱가포르달러(약 250만원)가 지급된다.

 또 글로벌 리더십을 길러주기 위해 해외 주요 콘퍼런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4년 내 두 번)가 제공된다. 이 밖에 연간 500싱가포르달러가 교재비로 지급되며, 기숙사도 우선 배정된다.

 ‘연구장학제도’도 특징적이다. 대상은 1, 2등급을 받은 학생들이다. 박사과정에 있는 대학원생에게는 매달 2000싱가포르달러가 지급되며 연구성과에 따라 최대 2500싱가포르달러까지 제공된다. 또 대상자로 선정되면 매년 별도의 연구비를 받을 수 있고 PC 및 통신 사용료도 지원된다.

 이 밖에 해외 유학생만을 위한 ‘싱가포르 국제 대학원 어워드’ 등도 난양기술대학만의 자랑이다.

 난양기술대학 측은 “우리 장학제도는 학생들의 학문적 성취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글로벌 인재들로 하여금 난양기술대학을 선택하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우수 인재 유치 및 양성이 장학 제도의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난양기술대학의 장학제도는 동문들의 기부금으로도 운영되는데, 이 학교가 최근 1년 새 모은 기부금은 130만싱가포르달러(약 10억5000만원)에 달했다.

 윤건일기자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