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대학] (5) 난양기술대학교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 (5) 난양기술대학교

 ◇난양기술대학교(NTU Nanyang Technical University)

“세계 최고의 과학 기술 대학을 꿈꾼다”

아시아 각국의 대학들이 수년 전부터 공통으로 내세우고 있는 모토는 단연 ‘세계화’다. 적지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외형적인 시설부터 학제에 이르기까지 과감한 혁신을 주저하지 않는다.

싱가포르 남서부 지역 주롱에 위치한 난양기술대학교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철저한 능력주의 대학이다. 미국에 MIT가 있다면 싱가포르에는 난양기술대학교(NTU)가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단시일 내에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우수 공대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200만㎡의 넓은 대지에 위치한 학교에 들어서면 ‘가든 캠퍼스(Garden Campus)’라는 표현처럼 ‘정원’이 연상된다. 캠퍼스 어디를 가나 짙은 녹색 잔디와 잎이 넓은 열대 식물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움으로 가득하다. 지붕에 잔디를 얹은 예술디자인학부 건물은 예술성과 친환경적인 컨셉트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건물로 유명세를 떨쳤다.

마치 그리 길지 않은 역사를 지녔지만 글로벌 기술 대학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 대학의 이미지를 대변해주는 듯하다. 현재의 난양기술대학교가 ‘NTU’라는 이름으로 최종 설립된 것은 1991년이지만 전신은 1955년에 탄생했다. 한 독지가의 기부로 설립된 ‘난양대학’이 그것이다. 81년 8월 설립된 난양기술학교(Nanyang Technology Institute)가 오늘날의 NTU로 발전했다.

‘다양한 학과 교육(diverse discipline)을 통한 인재 육성’이라는 학교의 비전처럼 8개 단과대학에 공학·응용과학·경영학·커뮤니케이션·회계·상업, 교육·인문·사회과학·화학·수학·예술·디자인·미디어 등의 학부를 두고 있다.

단순히 ‘대학’이기를 거부하는 NTU는 ‘창의적이고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글로벌 리더 육성’을 기반으로 전세계 과학 기술 분야로 뻗어나가는 허브임을 자처한다. 푸른색의 갈기를 휘날리는 사자가 눈길을 끄는 이 대학의 로고는 피끓는 정열과 첨단 기술을 상징한다. 이 대학이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으로 주목받는 것은 전세계 37개국 200여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는 등 실질적인 글로벌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NTU프로그램’이라는 명칭 아래 해외 교환 학생 유치는 물론 NTU 학생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데도 적극적이다. 난양기술대학교 학생의 20%는 중국·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 각지에서 유학온 학생들이 차지하고 있다. 해외 유학 프로그램으로는 ‘국제교환학생프로그램(INSTEP)’부터 ‘글로벌여름학기(GSS)’, ‘글로벌집중어학연수프로그램(GIP)’ 등 다채로운 과정이 개설돼 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연구개발(R&D) 센터와 연구소가 포진해 있다는 점도 이 대학만의 강점이다. NTU가 현재 추진 중인 다양한 과학기술 프로젝트에는 스탠퍼드·MIT·카네기멜론·코넬대 등 우수 대학의 연구진이 수두룩하게 참여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 역시 국가 차원에서 이 대학을 싱가포르국립대학(NUS)와 함께 세계적인 수준의 학문 연구 메카로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난양과학기술대학교는 2000년대에는 타임스 등 세계 유수의 미디어들이 선정하는 우수 대학 명단에 매년 이름을 올렸다. 2000년 ‘아시아위크’가 발표한 아시아 명문 과학기술대학교 순위에서 9위에 선정됐고 같은 해 12월에는 싱가포르 내에서 최초로 캠퍼스에서 무선 인터넷 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대학 혁신을 주도했다.

현재 이 학교의 인터넷 인프라는 상상보다 훨씬 앞서간다. 캠퍼스 전체를 아우르는 유무선 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됐으며 e러닝 시스템을 통한 수업도 활발하다. 지난 2004년에는 영국 ‘타임스’가 뽑은 최고 교육시설을 갖춘 전세계 200대 대학 50위, 아시아 대학 중에는 7위에 랭크됐으며 다음해에는 48위로 올라섰다. 그해 공과대학 중에서는 26위의 영예를 차지했다.

해마다 발전을 거듭한 이 대학은 지난해에는 세계 25대 기술 대학교에 포함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유수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수 구아닝 NTU 총장은 “다문화 연구 대학을 추구하는 난양기술대학교는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전세계로 우리의 영역을 넓혀가나고 있다”며 “최첨단의 연구 인력과 시설을 바탕으로 전세계적인 명성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학업시스템

  난양기술대학교(NTU)는 과학·엔지니어링·정보기술(IT)·생명과학·나노기술 등 이공계 분야의 연구 및 혁신활동과 함께 세계적인 수준의 경영학석사(MBA) 과정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첨단기술’과 ‘경영관리’, ‘실무형 우수인재 양성’이라는 세마리 토끼몰이에서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다는 평을 얻고 있다.

현재 NTU는 전세계 40여개국에서 온 2500명의 교수진과 연구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1만 9100명의 학부생과 8600명 이상의 대학원생이 상아탑을 혁신의 열기로 채우고 있다. 학부는 회계학·상업·컴퓨터공학·재료공학·전기전자공학·도시구조공학·기계제조공학 등의 전공으로 구성되며 다양한 학제적(cross-disciplinary)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학업 선택권과 성취도를 높힐 수 있도록 했다.

또 4개 단과대에 12개 스쿨을 운영 중이다. 엔지니어링 단과대는 기술과 혁신에 중점을 둔 6개 스쿨을, 과학 단과대는 물리·수학 과정에서 명예학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비즈니스 단과대의 난양 비즈니스 스쿨은 싱가포르내 유일의 비즈니스 스쿨로 세계 MBA 100위 안에 드는 명문으로 꼽힌다. 이밖에 인류·예술·사회과학 단과대가 있다.

대학원은 연구과정과 코스 또는 논문 과정 등 두가지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NTU는 세계의 리더를 양성한다는 교육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MIT대·스탠포드대·코넬대·워싱턴대 등 세계 유명대학들과도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해외 교육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대학은 특히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활성화에 힘입어 졸업 후 한달 이내에 100%에 가까운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5000개 이상의 기업·기관들이 이 대학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고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정부·대학 관계자들로 이뤄진 자문위원회도 운영되고 있다. 자문위는 새로운 교육 및 연구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기존 프로그램의 개선작업을 수행한다.

기업의 혁신과 창의적인 사업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연구능력 지원과 인재확보를 돕는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허브로 ‘혁신과 기술 전환 오피스(Innovation & Technology Transfer Office)’와 ‘혁신센터(Innovation Centre)’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기구를 통해 학생들은 8∼30주에 걸쳐 교수지도 하에 현장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21세기 첨단 기술분야로 꼽히는 나노기술(NT) 분야에서도 산학협력은 두드러진다. NTU는 지난 2003년 나노기술 석사학위 과정을 설치한데 이어 2005년 일본기업과 공동으로 나노메트롤로지 센터를 세웠다. 또 대학내 NT 연구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나노클러스터(Nano Cluster)도 구축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