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노트북 밀어낸다"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성능·인터넷 속도 능가, 필수품 `각광`

 #미국에 사는 스티브 워드씨는 휴대형 비디오카메라를 만드는 비부(Vievu)의 사장이다. 그는 아시아나 유럽으로 출장갈 때 노트북을 가지고 가지만, 늘 호텔방에 두고 나온다. 협력사나 고객을 만날 때 그와 함께 하는 것은 스마트폰이다. e메일 체크부터 웹사이트 서핑, 회사 회계 이력 확인, 제품 선적, 거래처 파악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일은 스마트 폰으로 한다. 심지어 비행기에서 영화를 볼 때도 스마트폰으로 본다.

 언제 어디서나 일하는 모바일 근로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이 비즈니스맨의 필수품이었던 노트북PC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수년 전 노트북PC가 데스크톱PC를 대체했듯이 스마트폰이 노트북PC 자리를 슬슬 넘보고 있다.

 ◇비즈니스맨들이 주로 애용=스마트폰은 이제 업무 대부분을 처리할 만큼 강력해졌다. 재고를 확인하는 것부터 영화를 보는 것까지 못하는 게 없다. 사무직 근로자들은 “스마트폰으로 하지 못하는 업무는 엄청난 컴퓨팅 파워와 자유로운 키보드 사용을 요하는 파워포인트 작업 정도”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은 주머니에 쏙 넣을 수 있을 만큼 작다. 항상 휴대용 가방이 있어야 하는 노트북보다 훨씬 편하다. 부팅도 빠르다. 노트북을 켜는 데는 수분 가량 소요되지만, 스마트폰은 수초면 가능하다. 최근 ‘애플 3G 아이폰’ 등 3세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스마트폰이 잇따라 나오면서 웹 속도도 빨라졌다. 오히려 이동 중이라면 ‘와이파이(WiFI) 핫스팟’을 찾아 헤매야 하는 노트북보다 스마트폰의 네트워크이 더 안정적이다. 세일즈포스닷컴이나 넷스위트에서 SaaS(Software as a Service) 제품을 잇따라 내놓아 스마트폰의 매력이 더욱 커졌다. SaaS는 컴퓨팅 파워를 크게 줄이는 소프트웨어 구동방식으로 스마트폰의 업무 영역을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최근엔 애플 앱스토어와 같이 스마트폰 전용 소프트웨어도 쏟아지고 있다. 워싱턴D.C에 사는 제레미 이튼 실장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블랙베리폰을 켜서 e메일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출장이 잦은 업무 특성상 스마트폰은 필수이며 주말에 집에서 긴급한 정보를 체크해야 할 경우에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노트북 자리를 빼앗는 스마트폰 =설마 스마트폰이 노트북 자리를 빼앗겠느냐고 생각한다면, 루비콘 컨설팅 그룹의 조사 결과를 참고해두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난 3월 아이폰 사용자 46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아이폰이 자신의 노트북을 대체할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8% 이상이 매우 그렇다고 대답했으며 29%는 다소 그렇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미국 버라이즌은 스마트폰 업체 RIM과 손잡고 이 회사 기술직의 노트북을 RIM 스마트폰 ‘블랙베리’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를 실시 중이다. 현장에 나가 있는 기술직들이 온라인 애플리케이션과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체 업무 프로세스를 진행시켜 보고 있다. 밥 무지 버라이즌 부사장은 “기술직 근로자들로부터 지난 25년간 들어보지 못했던 호평을 듣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1만2000명의 기술직 근로자들에게 블랙베리를 나눠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파나소닉의 3.6㎏ 노트북에 비해 블랙베리는 매우 가볍지만 업무 처리 속도는 엇비슷하다. 버라이즌의 이같은 계획이 현재 기술직이 쓰고 있는 노트북 1500대를 대체하는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가까운 미래에 5000∼7000대의 노트북을 추가 구매할 필요성도 없어진다. 비용 절감 효과도 적지 않다. 블랙베리 개당 1년 비용은 1300달러 선이지만, 노트북은 3500달러에 이른다. 부품 구매 및 기기 수리 비용도 블랙베리의 경우 129달러, 노트북은 2000달러 선이다.

 ◇차세대 스마트폰은=앞으로 스마트폰은 노트북PC의 장점을 잇따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에서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구동할 수 있도록 모바일 운용체계인 ‘윈도모바일’을 개선시키고 있다. ‘트레오’라는 스마트폰을 선보였던 팜은 ‘폴레오(Foleo)’라는 차세대 제품을 개발 중이다. 폴레오는 노트북의 키보드 크기와 화면 크기를 재현한 스마트폰이다. 셀리오는 ‘레드플라이’라는 199달러짜리 스마트폰을 만들었는데,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천 대 팔려나갔다. 조사기관 인-스태트(In-Stat)는 “더 나은 키보드, 확장 가능한 스크린, PC에서만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나온다면, 스마트폰은 홀로 PC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고품질 그래픽 이미지를 별도 제공합니다. 다운로드 받아 활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