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R 기술력, 스크린골프서도 통했죠"

"DVR 기술력, 스크린골프서도 통했죠"

 “가상스포츠인 스크린골프에 진정한 현장감을 불어넣는 게 목표입니다.”

 안종균 유엠비컴 사장(53)은 경쟁이 치열한 스크린골프 시장에서 독보적 기술로 두각을 나타냈다. 안 사장은 퍼팅시 바닥면의 홀컵까지 그린 경사를 그대로 구현하는 ‘홀컵 퍼팅 시뮬레이터’를 출시해 반년만에 업계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기존 스크린골프는 퍼팅을 할 때 거리감과 각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실제 골프실력과 차이가 있다는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

“평소 골프를 좋아해 스크린골프방에 한번 가봤더니 엔지니어로서 개선할 점이 눈에 많이 띄더군요. 우리 직원들의 기술력을 믿었기에 새로운 개념의 골프시뮬레이터 개발을 밀어붙였죠.”

스크린골프 관련 기업은 20여 곳이 넘는다. 안 사장은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과 전혀 다른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몇 달간의 밤샘연구 끝에 퍼팅 상황이 되면 전방에 진짜 홀컵이 드러나고 바닥면이 스크린 화면에 맞춰서 기울어지는 특허기술을 개발했다. 컴퓨터로 조정되는 12개의 공압식 펌프가 그린의 굴곡을 그대로 살려서 스크린골프의 취약점인 숏게임의 정교함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눈 앞에 홀컵이 보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퍼팅시 실제 골프장에 못지 않은 세밀한 방향과 힘 조절이 요구된다. 그는 “기술의 가치를 알아본 스크린골프방 70여 곳에 이미 장비를 판매했으며, 일본, 중국 등 해외서도 관심이 높아 수출상담이 진행 중”라고 말했다.

사실 안 사장은 스크린골프 시장보다 DVR과 CCTV 등 영상보안업계에서 더 유명한 인물이다. 지난 1996년 국내 최초의 DVR업체 코디콤을 창업해서 세계 시장에 한국산 보안장비의 우수성을 앞장 서 알렸다.

 “DVR분야에서 다진 영상노하우가 새로운 골프시장에서 많은 도움이 됐지요. 골퍼의 빠른 스윙동작을 촬영했다가 즉석에서 재생하는 타석용 스윙 분석기 시장도 우리 회사가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엠비컴이 스크린 골프시장의 후발주자인 데도 불과 몇달만에 순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 배경도 보안영상분야에서 쌓은 탄탄한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그는 스크린골프 내수시장이 급속히 레드오션으로 바뀌는 상황이라면서 내년에 수출에 승부를 걸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사람들이 한국의 스크린골프 문화를 보면 모두 감탄합니다. 국내기업끼리 출혈경쟁을 하는 것보다 해외시장에서 파이를 키우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