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파 라디오`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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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파 라디오`의 추억‥

“가끔은 키보드를 잊고 튜너를 돌려라.”

 지난 1920∼30년대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단파 라디오가 인터넷 시대에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15일 로이터는 과거의 대다수 단파 라디오 방송국들이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겼지만 ‘느림의 미학’과 예상치 못한 짜릿함을 추구하는 이들로부터 다시금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아마존닷컴과 미국과 캐나다의 대표적인 온라인 상점에서 단파 라디오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라디오 전파는 중파(AM), 단파, 초단파(FM)로 나뉘며 AM·FM은 음질이 좋지만 원거리 송출이 어렵다. 반면에 단파는 잡음이 많지만 해외 채널을 포괄할 만큼 가청 범위가 넓다. 북미에서는 AM·FM 겸용의 단파 라디오가 선보이고 있다.

 실용적 차원에서는 단파 라디오가 아이팟이나 위성 라디오에 비할 수 없을 만큼 뒤쳐진다. 음질도 조잡하고 최신 MP3플레이어 등에 비하면 디자인도 구닥다리다.

 하지만 취미로서는 그만이다. 쉽고 가격이 싼 데다 무엇보다 인터넷 검색 엔진으로도 찾을 수 없는 세상 곳곳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끽끽거리는 소음 속에서 튜너를 조심스럽게 돌리다보면 뜻하지 않은 지역 채널에 주파수가 맞춰지기도 한다.

 헤럴드 콘 뉴포트대학 교수는 “천천히 이쪽 저쪽으로 채널을 맞추다가 결국 소리를 찾았을 때 성취감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인터넷이나 휴대폰 접속이 원활하지 못한 곳에서는 단파 라디오가 세상의 소식을 훨씬 더 빨리 전달해주기도 한다.

 가격도 저렴하다. 구매 희망자들은 ‘이튼E100’와 같은 제품을 아마존닷컴이나 유니버셜라디오·단파라디오스토어 등에서 50달러부터 구매할 수 있다.

 단파 라디오 광팬이 아니더라도 휴일을 이용해 밤에 라디오를 들고 도시 외곽으로 나가는 도시인들도 있다. 기상 조건과 다른 방송사들의 사정 탓에 일출과 일몰 시간 직후에 단파 라디오의 청취 상태가 가장 양호하기 때문이다.

 먼 거리에 있는 단파 신호에 접속하고자 하는 청취자들은 방송국에 ‘QSL카드’를 신청하면 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