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TF 합병 선언에 따른 ­통신주 향배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KT·KTF 합병 일정 및 합병결의 내용

 KT가 KTF 합병을 공식 선언한 이후 증시가 혼조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무선을 결합한 국내 거대 통신사 출현 이후 시너지 효과와 공정위의 규제 수위 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증시에선 전일 약보합세로 마감했던 통신주들은 KT가 2300원(5.79%) 오른 4만2000원, KTF가 1050원(3.61%) 오른 3만100원에 마감해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SK텔레콤(0.96%)과 LG텔레콤(-0.93%)은 강보합과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지난 19일 KT가 이사회를 통해 합병비율과 교환사채(EB) 발행한다는 내용의 향후 일정을 발표하자 합병 기대감이 무르익으며 KT, KTF의 주가가 상승한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KT와 KTF가 합병할 경우 양사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일단 기대했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은 합병후 KT의 목표주가를 각각 5만9600원과 6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현대증권의 경우 기존 적정주가 5만3300원 대비 11.8%가량 올렸다.

 이시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합병 종료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있지만 합병 조건과 합병으로 KTF가 취약했던 개인고객 시장 확장 기회를 제공하고 마케팅과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통신 분야 경쟁업체인 SKT와 LGT엔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KT가 모바일 사업에 집중할 경우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남곤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합병이 성사돼 KT가 모바일 분야에 집중하면 SKT·LGT 입장에선 경쟁이 불가피하고 LG데이콤, LG파워콤, SK브로드밴드 등은 오히려 경쟁 자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정위와 방통위 인가 조건에 따라 통신주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합병 인가 신청때 공정위 의견을 수렴해 방통위가 최종 승인을 거치기 때문에 합병인가 조건에 따라 추가적인 주가 변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KT·KTF간 합병 시너지를 반감시킬 수 있는 것은 SKT 등이 요구하는 시내망 분리조건이다. 독점적으로 유지하던 시내망을 분리할 경우 KT가 SKT, LGT와 동등한 입장에서 신설회사에 비용을 지불해야 해 원가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

 이동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내망 분리 조건없이 명실상부한 유무선통합 1위 업체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주가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매수청구권이 몰릴 경우 합병 비용이 커져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KT 3만8535원, KTF 2만9284원으로 결정됐는데 이보다 주가가 떨어지면 주주들은 반대매매를 통해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심준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급작스럽게 하락하거나 특별한 일이 생기는 것을 제외하곤 매수청구권이 대거 행사될 수 있는 가능성은 낮지만 매수청구권이 대거 몰릴 경우 비용으로 인해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주 10% 정도가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해 KT 시가총액 11조5000억원 가운데 10%인 1조1000억원을 이 비용에 쓰게 되면 KT와 KTF의 합병을 미룰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