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휴대폰 숫자 키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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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핑·문자 메시지 등 텍스트를 입력해 이용하는 휴대폰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글자 입력이 쉬운 쿼티 키보드·터치스크린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블랙베리는 A부터 Z까지 PC 키보드처럼 알파벳 문자를 입력하는 쿼티 휴대폰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슬라이드 방식 쿼티 폰 ‘임프레션’.
<인터넷 서핑·문자 메시지 등 텍스트를 입력해 이용하는 휴대폰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글자 입력이 쉬운 쿼티 키보드·터치스크린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블랙베리는 A부터 Z까지 PC 키보드처럼 알파벳 문자를 입력하는 쿼티 휴대폰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슬라이드 방식 쿼티 폰 ‘임프레션’.>

 ‘숫자 키패드를 단 휴대폰에 안녕을!’

 휴대폰의 숫자 키패드가 이제 쿼티 키보드(PC 키보드 형태의 자판)에 자리를 물려줄 시기가 왔다고 5일 AP가 전했다. 다이얼을 돌려 전화를 걸던 방식이 숫자 버튼으로 바뀌었듯이 말이다.

 휴대폰에서 인터넷 서핑·문자 메시지 등 텍스트를 입력해 이용하는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글자를 입력하기 쉬운 쿼티 키보드·터치스크린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CTIA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휴대폰 이용자가 보낸 문자메시지가 1조건으로 2007년보다 무려 3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음성 통화는 2조2000억분으로 일년전에 비해 5% 미만 증가하는데 그쳤다. 문자메시지 이용 증가세와 비교하면 초라한 상승치다.

 이같은 휴대폰 활용 방법의 변화는 휴대폰 판매에서 잘 드러난다.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에서 팔린 휴대폰 3대 중 한대는 쿼티 키보드 휴대폰이다. 매년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숫자 키패드는 알파벳 한개를 입력하기 위해 버튼을 최대 세번 눌러야 하지만, 쿼티 자판은 한번으로 족하다.

 휴대폰 제조업체, 이동통신사들도 쿼티 키보드나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휴대폰을 전략 제품으로 선보이며 이같은 추세를 앞당기고 있다.

 AT&T가 지난 주 선보인 신제품 6개 모델 중 숫자 키패드 휴대폰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지난 3일 막을 내린 미국 최대 무선통신박람회 ‘CTIA 와이어리스 2009’에서는 유독 숫자 키패드 휴대폰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휴대폰 제조업체의 전시 공간은 쿼티 자판 휴대폰, 터치스크린폰이 주를 이뤘다.

 삼상전자 부스에는 신제품 숫자 키패드 휴대폰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모토로라는 숫자 키패드를 장착한 보급형 제품 한 모델을 선보였지만, 초점은 온통 풀 터치폰 ‘이보크(Evoke)’에 맞춰졌다. LG전자가 전시한 휴대폰은 대개가 터치스크린 폰이었다. LG는 일명 ‘투명폰’으로 불리는 ‘GD900’을 선보였다. 3인치 풀터치스크린을 장착한 이 휴대폰은 투명 플라스틱을 채용한 숫자 키패드로 주목받았지만 그냥 숫자 키패드였다면 관심을 모으기 어려웠을 것이다.

 쿼티 자판 휴대폰은 비싸다는 편견도 무너지고 있다. 저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AT&T는 각각 20달러·30달러짜리 쿼티 폰으로 삼성의 ‘마그넷(Magnet)’, LG의 ‘네온(Neon)’을 출시할 계획이다.

 로스 루빈 NPD그룹 연구원은 “북미에서 쿼티 자판 휴대폰의 인기는 대단하다”며 “그럼에도 신흥 시장에서는 아직 숫자 키패드 휴대폰 시장이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에서는 인기가 시원치 않지만 신흥 시장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노키아, 아시아 시장에서 비교적 강세를 보이는 소니에릭슨만이 전시 제품의 절반 이상을 숫자 키패드 휴대폰으로 채운 이유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