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설 유튜브 게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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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정부의 ‘제한적 실명제’를 사실상 거부한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와 청와대의 어색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홈페이지 ‘대통령 연설, 유튜브에 계속 올라갑니다’라는 글을 통해 “앞으로도 유튜브에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연설을 계속 올릴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청와대는 “청와대 유튜브 계정(www.youtube.com/presidentmblee)은 처음부터 해외 홍보를 목적으로 개설했기 때문에 채널 설정(동영상 배포지역)이 ‘한국’이 아니라 ‘전 세계(worldwide)’로 돼 있다”며 “대통령 라디오·인터넷 연설은 유튜브의 최근 조치와 관계 없이 앞으로도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배포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일부에서 청와대가 국적까지 바꾸면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릴 것이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데 오해가 있다”며 “가입시 국적은 엄연한 대한민국이지만 동영상 배포 지역은 전 세계로 돼 있는 만큼 별도 조치 없이도 계속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해외홍보 강화 차원에서 지난 4월 1일자로 유튜브에 가입, 대통령 라디오 연설 동영상을 자막과 함께 올려왔다. 공교롭게도 유튜브는 우리나라 정부의 제한적 실명제 방침을 거부하면서 지난 8일부터 가입시 국적이 아니라 동영상 배포 지역을 한국으로 설정할 경우에 한해 동영상과 댓글을 올리지 못하게 하는 우회 조치를 전격적으로 시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새벽부터 한국을 배포지역으로 하는 동영상은 유튜브에 올라가지 않지만 대다수 우리나라 이용자들은 배포지역 바꿔 올리는 우회로를 통해 동영상과 댓글을 올리고 있다.

 청와대의 이번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을 총괄하는 청와대가 사실상 우리 정부 조치에 반발하는 사이트에 홍보 동영상을 올리는 것이 적합하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브랜드 제고 및 정책의 정당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개설한 유튜브 청와대 채널이 어째거나 우리나라 정부 정책을 거부한 곳에 버젓이 계속 올라간다는 것은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