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와이브로 음성탑재 계획 없다"

KT "와이브로 음성탑재 계획 없다"

 KT가 와이브로 음성 탑재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KT는 와이브로 음성 탑재가 아닌 3세대 (3G) 이동통신과 와이브로, 와이파이를 접목하는 방법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와이브로에 음성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정책기조를 밝힌 바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입장이 주목된다.

 이석채 KT 회장은 기자와 만나 “하반기 출시 예정인 와이브로폰은 3G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음성통화를 하고 와이브로는 데이터 서비스 용도으로 활용한다”며 “당분간 와이브로로 음성 서비스를 할 계획이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이어 이 회장은 “와이브로는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 부문에 강점이 있다”며 “전국에 망을 구축해서 끊김 없이 음성통화를 하기 위해 엄청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와이브로 음성 탑재 불가 입장을 밝힌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KT가 와이브로 음성 탑재는 물론이고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에도 나설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판단은 와이브로를 이용한 음성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가 담보할 수 없다는 분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와이브로 커버리지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기존 장비 등를 ‘웨이브2’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최소 1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기존 3G 이동통신과 중복되는 음성 서비스를 별도의 와이브로로 제공할 때 서비스 중복 등 시장 경쟁력에 대한 회의론도 한몫 했다는 평가다.

 KT는 와이브로 및 와이파이가 가능한 지역에서는 이를 이용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3G를 이용해 음성통화가 가능하도록 3G와 와이파이·와이브로를 결합한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는 와이브로 음성 탑재를 통한 와이브로 활성화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와이브로 음성 탑재 허용과 010 번호 부여로 기존사업자의 투자 확대를 독려하는 한편 신규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KT는 물론이고 SK텔레콤 또한 와이브로 음성 탑재에 부정적인 만큼 방통위가 와이브로 음성 탑재를 신규사업자로 풀어야 한다는 대안론이 설득력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와이브로 신규사업자 출현이 쉽지 않은 데다 KT의 와이브로 음성 탑재 불가 입장으로 와이브로 활성화 정책이 자칫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원배·황지혜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