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예품 천국 엣시, 성공과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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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5년 당시 목수이자 웹 디자이너였던 로브 칼린은 e베이가 아닌 좀더 특별한 웹 사이트에 그가 만든 목공예품을 등록하기를 원했다.

 그는 고민끝에 직접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했다. 그리고 5년후 그가 만든 수공예품 전문 P2P 쇼핑몰인 ‘엣시(Etsy)’는 재택 근무를 원하는 여성들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15일 CNN은 틈새 시장 공략으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엣시의 현 주소와 성장의 걸림돌을 집중 조명했다.

  ◇수공예품 천국, 여성을 사로잡다=엣시는 e베이처럼 개인이 판매자로 물품을 등록하는 P2P쇼핑몰이지만 차별화 포인트가 뚜렷하다. 사이트에 등록되는 제품은 모두 판매자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이다.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은 판매자의 96%를 차지하는 여성층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현재 엣시의 등록자는 150여개 국가에서 모여든 240만명에 달한다. 15만5000여명이 활발하게 물품을 제작, 판매 중이며 이들이 지난 1∼5월까지 벌어들인 돈은 58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뛴 수치다.

 소비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 사이트의 매출은 875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창업 5년만인 올해 말 손익분기점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했다.

 ◇불황에 빛 발한 창조성=창업자 로브 칼린은 창업 당시 엣시를 예술가(artist)들의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다수 미국인들은 최근 단순 소비자가 아닌 직접 물건을 만들어 판매하는 제작자(maker)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매년 미국에서 ‘메이커 페어’와 같은 대규모 수공예품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이 같은 욕구를 반영한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엣시에서 저렴하면서도 독창적인 선물을 고르는 이들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엣시에서 대박을 터뜨린 판매자들도 적지않다. 회사 측은 톱3 판매자의 매출이 몇 십만달러 이상이라고 공개했다.

 회사의 수익 모델도 확실하다. 회사는 판매자들의 매출의 3.5%를 챙기는 것 외에 신상품을 등록할 때마다 20센트를 따로 받는다.

 상품을 24시간 노출시킬 수 있는 별도 페이지의 이용료는 7∼15달러이다. 연간 회사가 등록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돈은 1200만달러 이상이라고 칼린 CEO는 밝혔다.

 ◇성공 신화에 빛 바랜 초심=하지만 성공의 이면에는 그늘도 있다고 CNN은 전했다.

 투자자가 늘어나고 새 CEO가 영입되면서 초창기 벤처정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엣시는 2006년 이후 개인 투자자와 실리콘밸리의 액셀파트너스와 같은 유명 벤처캐피털로부터 60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돈은 많아졌지만 외부의 간섭도 심해졌다. 지난해 4월 회사가 2750만달러 자금을 유치한 뒤 새 최고운영담당(COO)로 임명한 마리아 토마스는 이제 로브 칼린 CEO를 대신하고 있다.

 엣시 판매자인 일명 ‘엣시안(Etsian)’들은 회사가 지나치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엣시의 공식 블로그인 ‘스토크’에 불평이 담긴 글을 올리면 즉각 관리자가 이를 폐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엣시를 떠나는 이들도 속출했다. 엣시의 모델을 본떠 만든 후발 사이트 아트파이어(ArtFire)의 토니 포드 부사장은 “7개월 안에 회원이 1만5000명 가량 늘었으며 이들 모두 엣시에서 옮겨온 이들”이라고 귀띔했다.

 창업자 로브 칼린은 엣시와 유사한 또다른 사이트인 ‘패러슈트’를 창업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엣시가 진화하기 위한 다음 단계는 ‘다변화’”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