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IT 없으면 명품차도 없다"

삼성SDI·보쉬 합작사 BMW에 2차 전지 공급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국내 주요 부품 개발 협력 현황

 우리나라 IT부품 업체가 글로벌 명품 자동차 업체에 잇따라 핵심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명품 자동차 업체가 동종업계 최고의 부품만을 조달하는 만큼 한국산 자동차용 IT부품의 우수성을 거듭 확인한 것이어서 앞으로 세계 프리미엄급 자동차용 IT부품 시장 장악에 청신호를 던졌다.

 삼성SDI(대표 김순택)와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보쉬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 합작사인 SB리모티브는 BMW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됐다고 3일 발표했다. 국내 업체가 세계 최고의 명차 브랜드로 꼽히는 BMW에 일본 업체를 제치고 2차전지를 공급하는 것은 올 초 LG화학이 미국 GM에 2차전지를 공급한 데 이은 또 하나의 쾌거다.

 SB리모티브(대표 박영우)는 BMW에 2010년부터 시제품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일부 공급한다. 2013년부터 2020까지 8년간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 공급은 BMW의 기존 모델이 아닌 전기자동차 전용 모델을 개발·출시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국내에 출시되고 하이브리드카보다 다소 기술력이 앞선 외부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방식(PHEV)’과 ‘순수전기자동차(EV)’ 방식의 전기차다.

 PHEV와 EV방식은 기존 하이브리드카의 몇 십배에 이르는 리튬이온 전지가 소요된다. 이에 따라 SB리모티브는 국내에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전용 생산라인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최근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최근 미국 전기자동차용 전문 회사인 코바시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SB리모티브가 BMW의 2차전지 공급 업체로 선정된 것은 세계 1위 자동차 전장업체인 보쉬의 신뢰성과 함께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 노하우가 결합됐기에 가능했다. 전지의 안전성 및 가격과 성능뿐 아니라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등 더욱 앞선 IT 경쟁력이 단독 공급 결정에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벤츠에 내비게이션용 LCD 패널을 공급하기로 했다. LGD가 공급하는 패널은 독일 벤츠의 최근 고급 사양 차량인 ‘E클래스’ 시리즈의 내부 장착 내비게이션용이다. 세계 4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콘티넨털 AG’를 통해 하반기 매월 8만장가량 납품할 예정이다.

 또 현대모비스는 벤츠를 만드는 독일 다임러에 오디오와 지능형 배터리 센서를 납품했다. 폴크스바겐에도 헤드램프를 공급했다. 국내 2위 부품사인 만도는 최근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앵(PSA)과 1억달러 규모의 브레이크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만도는 그동안 GM·포드 등 미국 자동차 회사에 브레이크·조향장치를 납품했지만 유럽 자동차 업체 납품은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차세대 친환경자동차 관련 민간연구기관인 넥스텔리전스의 최상열 신사업연구소장은 “국내 IT부품 업체의 품질 수준이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선데다, 지난해부터 달러 대비 원화 약세 등의 환율효과를 등에 업고 국내 IT업체가 글로벌 명품 자동차업체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