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결원, 전자세금계산서용 공인인증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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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결제원이 내년 법인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에 맞춰 전자세금계산서용 공인인증서 사업에 진출키로 했으나 시장 잠식을 우려한 경쟁업체들의 반발로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경쟁업체들은 전국 은행이 출자해 만든 비영리법인인 금결원이 전자세금계산서용 공인인증서로 영역을 넓힐 경우 공인인증서 가입 창구인 은행들의 후광을 업고 단번에 독점적 지위를 얻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결원은 내년 전자세금계산서 법인 의무화 시장을 겨냥해 그동안 전자세금계산서용 공인인증서 발급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국세청·금융감독원·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다.

 금결원은 그동안 인터넷뱅킹용에 한해 공인인증서 발급 사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금결원의 이 같은 움직임이 전해지자 한국정보인증·한국전자인증·한국무역정보통신 등 그동안 전자세금계산서용 공인인증서 발급 사업을 펼쳐온 전문업체들이 불공정 시장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금결원이 전자세금계산서용 공인인증서 발급사업에 나설 경우 금결원 지분을 가진 전국 은행이 다른 업체를 제쳐두고 금결원 공인인증서 판매에만 열을 올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정보통신 관계자는 “현재 전국 은행은 법인을 대상으로 은행용 공인인증서를 발급하면서 수수료 4000원을 받고 있으나 이중 일부를 금결원에 주지 않고 모두 은행의 매출로 잡고 있다”며 “전자세금계산서용 공인인증서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 은행들이 수수료 일부를 떼 줘야 하는 다른 공인인증서 전문업체의 상품을 거의 취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인인증서 전문업체들은 또 금결원 공인인증서 발급 시스템의 경우 은행 전산시스템과 연동이 쉬운 반면에 다른 전문업체들은 그렇지 않아 은행이 시스템 개발비 부담을 들어 다른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지 않을 개연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결원이 진출할 경우 은행용 공인인증서 시장처럼 전자세금계산용 공인인증서도 90% 이상 금결원이 독과점할 것이라고 경쟁업체들은 내다봤다. 은행용에 이어 전자세금계산용까지 모두 금결원에 넘어갈 경우 10년 동안 시장을 개척해온 전문업체들은 시장 퇴출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금결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결원이 전자세금계산서용 공인인증서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다른 업체와 달리 특혜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경쟁없이 기존 업체들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경우 공인인증서 가격이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어 국민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공인인증서 사업승인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금결원의 진출을 허용하되 은행에서 금결원 고객 유치율을 40% 정도로 제한하는 이른바 ‘시장쿼터제’를 도입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당장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와 빠른 시간 내 결론을 내야하지만 업체들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해 쉽게 결론을 내기 어렵다”며 “가능하면 업체 자율에 의해 조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20억원 안팎의 전자세금계산서용 공인인증서 시장은 2011년 개인사업자까지 의무화될 경우 매년 150억∼2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