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뉴IT, 신시장을 열다-대기업:삼성전자·­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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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7주년]뉴IT, 신시장을 열다-대기업:삼성전자·­LG전자

 # 올 2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 부문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실적을 거두자 이들 기업의 위기 돌파 및 시장 창출 능력에 관심이 쏠렸다. 글로벌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양사는 업계 선도업체로써의 자신감과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반영한 신제품으로 새 시장을 창출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초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밝힌 ‘불황은 하늘이 주신 기회’라는 명제가 실현된 셈이다. 특히 삼성 LED TV와 LG 메시징폰 시리즈는 뉴IT 블루오션을 개척한 성공사례로 귀감이 될만하다.

◆삼성 LED TV:새로운 종(種)으로 프리미엄 시장 석권

삼성전자는 올 초 CES에서 LED TV 전 라인업을 공개하고 TV 시장에 전혀 새로운 카테고리로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부터 직하형 LED TV를 출시했지만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지 않았다. 하지만 TV 테두리에 LED 광원을 배치한 에지형 LED TV로 고화질·초슬림·초절전 등을 모두 구현하는데 성공, ‘지금까지 TV와 선을 긋는다’는 자신감으로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삼성 LED TV는 화질과 디자인, 삼성 특유의 수직 계열화 및 전략적인 마케팅이 어우러지며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6개월도 안돼 100만대 판매를 넘어서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삼성 LED TV에는 특유의 색 재현성과 빠른 휘도 제어뿐 아니라 삼성 고유의 화질 칩 기술인 ‘크리스털 LED 엔진’ 크리스털 블랙 패널, 240㎐ 기술(LED TV 8000) 등이 적용됐다. 특히 튜너 일체형임에도 TV 전체 두께가 29.9㎜에 불과한 얇은 디자인을 구현했다.

하지만 LED TV 공개를 앞둔 2008년 말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전체 TV는 물론 LCD TV 시장마저도 매출 기준으로 역성장이 예상되는 어려운 시기였다. 삼성은 이 같은 시장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동력’이 절실히 필요했다. 1차 고객인 유통채널은 침체된 TV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새 제품을 기대하고 있었고, 2차 고객인 소비자들도 기존 LCD TV를 뛰어 넘는 새로운 사용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삼성전기(현 삼성LED)로부터 LED를 공급받아 LCD사업부에서 LED 백라이트 LCD 패널을 만들고,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LED TV를 만드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문제는 LCD TV보다 높은 가격. 경기 침체기에 비싼 제품을 주요 전략으로 설정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소비자 군을 대상으로 LED TV의 초슬림, 고화질 등에 대한 수요를 조사한 결과, 700∼8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가격 지불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전략을 실행했다.

특히 LED TV를 TV 시장의 새 카테고리로 만든다는 전략 하에 해외에서는 ‘새로운 종(The New Species)’, 국내에서는 ‘기존 TV와 선을 긋는다’는 슬로건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했다. 또 광고·온라인·매장·PR 등 전방위적인 마케팅으로 단일 메시지에 집중함으로써 짧은 기간 내에 새로운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TV업계 최초로 글로벌 동시 론칭을 성공리에 마친 것도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 특유의 공급망관리시스템(SCM)과 12개국 14개 TV공장을 운영하는 역내 생산 체제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같은 제품 및 마케팅 전략은 판매로 연결됐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수량기준 점유율 94.8%를 차지, 작년 상반기(77.2%)보다 17.6%포인트 상승하면서 사실상 시장을 장악했다. 삼성은 LED TV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상반기 미국 LCD TV 시장에서도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쾌거까지 달성했다. 특히 40인치 이상 LCD TV 시장에서 수량기준 40.1%, 금액기준 45.6%, 풀HD(초고화질) LCD TV 시장에서 수량기준 39.2%, 금액기준 44.9%를 차지해 프리미엄 LCD TV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선행 시나리오 경영을 통해 판매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선행적인 물량, 손익 관리는 물론 유통 협력과 밀착 마케팅을 통해 판매량을 극대화하고 절대적 시장 지배력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또 LED TV의 성공적인 론칭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고 탁월한 화질과 차별화된 디자인,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바탕으로 세계 소비자가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도록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이 같은 전략 하에 올해에도 4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LG 메시징폰 : 철저한 고객 인사이트 발굴로 성공

LG전자는 지난 2005년부터 휴대폰 사용자들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횟수가 매년 두 배 이상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휴대폰으로 간단한 e메일을 쓰려는 소비자 니즈도 커지고 있음을 간파했다. 이에 LG전자는 컴퓨터에서 e메일을 쓰고 온라인 채팅을 하듯이 편리하고 빠르게 휴대폰에서 문자·e메일·메신저를 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돌입했다. 특히 문자를 입력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획기적인 제품 연구개발에 나선다.

이 같은 연구를 기반으로 LG전자는 PDA 장점과 기존 휴대폰 장점을 합친 가로타입 쿼티(QWERTY) 자판을 장착한 새로운 형태의 메시징폰을 시장에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북미 휴대폰 시장을 강타한 LG 메시징폰 신화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메시징폰은 북미 휴대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선전을 이끌었다. LG전자는 올 2분기 북미에서 사상 최대인 총 106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 전분기보다 24%나 성장했다.

LG전자의 글로벌 전략폰 ‘아레나’ ‘쿠키’ 등이 아직 출시되지 않은 북미 시장에서 LG전자가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바로 북미 휴대폰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메시징폰이 톡톡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쿼티 자판을 일반 휴대폰에 장착한 ‘엔비’ ‘루머’ 등을 연이어 히트 모델로 등극시키며 북미 시장에 ‘메시징폰 돌풍’을 불러 일으켰다. 경쟁사들도 LG전자의 제품 컨셉트와 동일한 제품을 연이어 출시, 현재 북미 시장에서 메시징폰은 주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특히 800만대 이상이 팔린 엔비(EnV) 시리즈 후속작 ‘엔비3’와 쿼티 자판은 물론 풀터치 기능까지 장착해 휴대폰을 열지 않고도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엔비터치’ ‘제논’ 등 메시징폰 3총사가 모두 밀리언셀러 제품에 등극했다. 지난 6월 버라이즌을 통해 출시한 엔비3와 엔비 터치는 출시 한달 보름만에 각각 145만대와 110만대가 팔려나갔다.

엔비3는 콤팩트한 디자인과 외부에는 숫자 키패드와 1.53인치 LCD를 채택해 쉽게 전화번호를 누를 수 있게 했으며, 내부에는 2.6인치 내부 LCD와 쿼티 자판을 배치했다. 마치 미니 PC를 사용하는 것처럼 e메일, 문자메시지, 모바일 메신저 등의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엔비 터치도 가로폴더 타입에 폴더를 열면 쿼티 자판을 갖췄다. 특히 외부에 3인치 풀터치스크린을 장착, 휴대폰을 열지 않고도 모든 기능을 간편히 사용할 수 있다.

제논은 미 AT&T를 통해 지난 4월 출시됐다. 3G 터치 메시징폰으로 출시 4개월만에 105만대가 팔렸다. 2.8인치 풀터치스크린과 함께 쿼티 자판이 내장돼 있으며, 내비게이션과 냅스터 모바일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LG전자는 메시징폰 성공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병행했다. 특히 메시징폰 특성에 맞는 모바일 월드컵을 개최, 젊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였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문자 보내기 실력을 겨루는 모바일 월드컵 행사는 올해 세번째로 개최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의 60%가 문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으며 매우 중요한 기능”이라며 “문자 보내기라는 일상 생활을 행사로 만들어 광고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을 평정한 LG 메시징폰 위력은 유럽 시장까지 전파됐다. LG는 문자에 이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라는 새로운 화두에 최적화된 메시징폰을 지난해 출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KS360’은 유럽 휴대폰 시장에 최초로 출시된 SNS 휴대폰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제품은 유럽 젊은이들이 문자, e메일과 같은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벗어나 페이스북(Facebook) 같은 커뮤니티를 통해 사회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됐다. 이 제품은 세계적으로 300만대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유럽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춰 메시지 송수신 전용 UI(User Interface)를 탑재하고, 인스턴트 메신저를 보다 이용하기 쉽게 만든 것이 히트 모델이 된 비결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