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세금계산서 인증비 유료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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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내년부터 법인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전자세금계산서 관련 시스템 표준인증을 시작하면서 인증비를 따로 받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무료로 제공된 인증 서비스를 의무화 조치에 맞춰 유료로 전환하면서 정부 예산으로 충당해야 할 비용을 민간에 일방적으로 전가한다는 비판이 높다.

 15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옛 한국전자거래진흥원)에 따르면 내년 1월 법인사업자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이 의무화됨에 따라 온라인 표준인증 시스템을 오는 28일 개설, 본격적인 인증 업무에 돌입한다.

 표준인증 시스템은 국세청이 내년 제도 의무화를 위해 새로 만든 ‘표준전자세금계산서 v3.0’을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지금까지 ‘v2.0’ 인증을 받은 전자세금계산서 발행(ASP) 사업자는 물론이고 시스템을 자체 구축할 기업도 모두 인증을 새로 받아야 국세청 시스템과 연계할 수 있다. 신청부터 심사까지 모두 온라인 자동처리가 가능하며 보통 두 시간 안팎의 인증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진흥원은 종전 v2.0까지 무료로 제공해온 온라인 인증 서비스를 v3.0에서 유료로 전환하기로 하고 인증대상 사업자를 상대로 수요조사를 벌이고 있다. 진흥원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나 건당 100만원 안팎의 인증비를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흥원은 심사에서 탈락하면 재심사 시에도 인증비를 따로 받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 예산으로 지원해야 할 비용을 민간에 떠미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을 자체 구축한 소프트웨어 업체의 한 사장은 “의무화 방침을 정해 어쩔 수 없이 표준인증을 받아야 한다면 정부가 마땅히 관련 예산을 책정해 지원해야 한다”며 “정부 방침에 따라 시스템 구축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인증 비용까지 사업자 부담으로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전자세금계산서 ASP업체의 한 임원은 “ASP업체뿐만 아니라 자체 시스템을 구축한 업체가 5000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돼 이들이 100만원 안팎의 비용을 내면 진흥원은 50억원 정도의 수입을 거둘 수 있다”며 “온라인 인증시스템의 운영비 대부분이 서버 임차 비용으로 많아야 몇 억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진흥원이 (인증 유료화로) 수익사업을 펼치려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종전에는 의무화가 아니라서 많은 기업이 전자세금계산서를 활용하지 않았으나 내년에는 의무화되면서 운영비가 늘어나 이를 충당해야 하지만 관련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인증비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인증비는 운영경비 수준으로 책정해 수익을 남기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