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 통신사엔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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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부터 의무화되는 전자세금계산서 제도가 하루 세금계산서가 100만건 이상 이르는 통신업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100만건 이상의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을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시스템 구축 비용이 필요한데다 가입자들이 통신 이용내역 등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종이계산서까지 이중 발행을 해야 하는 등 통신사의 부담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SK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들은 최근 국세청에 통신업종의 특성을 반영한 예외조항 신설을 건의했다. 10만원 이하의 소액 세금계산서 발행이 많고 매달 특정 일에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가 기업의 납세 협력 비용을 절감한다는 제도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통신사업자들은 가입한 법인 및 개인사업자들에게 매달 이용요금 영수증을 전자적 방식으로 발행해야 한다. 이를 도입하지 않으면 2%의 가산세가 부과되고 도입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보게 된다.

 하지만 통신사는 한 번에 수백만건의 전자세금계산서를 발송해야 해 새로운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과 기간이 소요된다. 사업자들은 국세청의 시스템 구축에 300억원이 투입된 것을 고려할 때 업계 전체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종이 영수증 요구가 많아 전자세금계산서와 이중 운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전자세금계산서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것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관계자는 “통신업종에서는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이 현실적으로 유용하지 않다”면서 “이는 전기·가스 등 사업자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국세청 건의에 힘을 모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에서는 영수증 교부사업자 입장을 반영해 사업자가 매월 세금계산서 내용을 CD 등으로 국세청에 제출하면 국세청에서 작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따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제도 도입을 3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아직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아 통신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