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국내 상륙, `휴대폰 시장 태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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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서의 성과에 관심 집중

 애플 아이폰이 ‘휴대폰 강국 코리아’를 흔들고 있다.

 아직도 국내 출시일정은 안갯속이지만 미디어와 인터넷은 온통 아이폰 관련 내용으로 출렁인다.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아이폰 신드롬’이 먼저 찾아온 셈이다.

 아이폰은 정말 찻잔속 태풍으로 다가오는 것인가, 아니면 통신시장 판도를 가를 광풍으로 몰아칠 것인가. 아이폰은 어느새 정보통신산업 핵심 이슈로 성장했다.

 ◇아이폰 얼마나 팔릴까=전 세계적으로 판매된 아이폰은 35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들어서도 1분기 380만대, 2분기 520만대를 거쳐 지난 3분기 판매량이 740만대로 추정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이 거둘 성적표는 어느 정도일까. 올해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대략 40∼5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30만대 선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아직까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인 반면 국내는 2∼3% 수준이다.

 KT를 통한 정식 출시가 이뤄질 경우 예상 판매량은 대체로 15만대 선에 수렴하고 있다. 이는 삼성이 지난해 출시해 국내 스마트폰 중 최대 판매량을 나타낸 옴니아(16만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아이폰 출시에 앞서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전파연구소의 개인인증을 통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아이폰 소유자가 급속히 늘면서 이를 뛰어넘는 선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2일 현재 전파연구소를 통해 무선 통신기기 인증(형식 검정·등록)을 받은 아이폰 소유자는 454명(12일 현재)으로 지난달초 대비 25배에 달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제로 KT·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업자를 통해 개통된 아이폰도 300대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창과 방패의 대결=아이폰의 국내 시장 데뷔를 앞두고 KT·SKT 등 이동통신사업자는 물론이고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사들의 대응전략도 서서히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내년에 스마트폰의 비중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내부 목표를 정한 KT는 아이폰을 통해 SKT의 가입자를 흡수하는 한편, 무선데이터 통신 수요를 확대하는 계기로 삼고 연내 출시를 목표로 애플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반면 KT 출시 이후 시장의 추이를 살펴 출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던 SKT는 최근 아이폰 출시가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내부 판단을 거쳐 사실상 국내 출시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하게 아이폰을 들여오면 보조금에 따른 재무부담이 커지고 국내 제조사와의 형평성 논란으로 인해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대신 SKT는 내년 1분기부터 삼성 옴니아2 등 ‘윈도폰’과 ‘안드로이드폰’을 통해 아이폰에 대한 관심을 잠재우는 쪽으로 전략적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제조사들의 맞불작전도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에 소홀했던 삼성전자는 지난달 5종의 옴니아2를 출시하며 시장 선점을 꾀하고 있다. LG전자와 팬택계열 역시 각각 내년 1분기와 2분기에 출시하며 아이폰 공습에 대한 역공을 준비 중이다.

 ◇개방형 플랫폼의 부상=아이폰이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앱스토어 열풍까지 이끌며 모바일 생태계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지만 폐쇄적인 운용체계(OS)라는 점에서 스마트폰 대중화에는 약점을 가질 수 있다.

 최근 들어 구글의 개방형 모바일OS 기반 안드로이드폰이 세를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드로이드폰이 다양한 제조사와 이통사를 거쳐 시장을 파고 들면 안드로이드마켓(앱스토어)이 급속하게 확대될 수 있다. 이는 다시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는 모바일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낳으며 아이폰과 애플 앱스토어를 따라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내 이통사와 제조사들도 그동안 안드로이드폰에 가졌던 소극적인 자세를 탈피, 내년초부터 관련 제품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SKT가 내년초 안드로이드폰 공급을 목표하고 있고 KT도 스마트폰 라인업에 안드로이드를 배치하는 한편, 앱스토어인 안드로이드마켓까지 구축을 추진 중이다. 삼성·LG·팬택 등 제조 3사 역시 1분기부터 안드로이드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더욱이 삼성은 최근 자체 플랫폼인 ‘바다’를 발표하고 개방형 플랫폼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또 리눅스 기반 플랫폼인 ‘리모폰’도 삼성전자와 SKT를 통해 연내에 출시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다양한 개방형 플랫폼 기반 스마트폰들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KT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보급형 휴대폰 전략에 힘을 쏟으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예측을 실기한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아이폰 국내 출시는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 확대라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석·이정환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