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은 포털 NO" 언론등 CP의 역습?

최근 포털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언론사와 웹툰 영역 등 콘텐츠사업자(CP)들이 새 플랫폼인 모바일 영역에서 포털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기사를 공급하던 한국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 소속 중앙일간지 12개 신문사는 이달 초 시작된 모바일 버전에서 기사 공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 뉴스캐스트는 네이버 초기화면에서 언론사가 직접 자사 기사를 편집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12개사를 제외하고 현재 네이버 뉴스캐스트 모바일 버전에는 통신사와 신문사, 인터넷신문사 등 26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12개사가 웹과 달리 모바일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미개척지인 모바일 시장에서는 포털에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포털 서비스가 인터넷 이용의 관문이자 소비시장이 되면서 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채 뉴스 영역의 상당 부분을 포털에 내주었던 신문사들이 모바일 환경에선 독자적인 활로를 찾는 것이다. 이는 최근 스마트폰 보급률이 점차 늘어나고, 무선인터넷 환경도 점차 개선되는 등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가 새로운 ’블로칩’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내에서는 높은 데이터 요금과 망폐쇄성 등으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모바일 인터넷에 대한 수요가 아직 높지 않으나, 점차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이동 중 이용하는 작은 모바일 기기의 특성상, 포털과 같은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여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선호하는 몇개 서비스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간단히 접속해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언론사들이 이 같은 모바일 서비스의 잠재력과 특성을 인지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독자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웹툰의 경우도 만화계에서는 지난 6월 포털이 웹툰을 모바일에서 무료 서비스하는 데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하기도 했다. 포털에 웹툰을 공급하는 일부 작가들은 모바일 공급을 거부하기도 했다. 현재 네이버에서 서비스되는 웹툰 가운데 모바일 웹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에 참여하는 웹툰은 85% 정도다. 다음도 비슷한 수준이다.

뉴스 콘텐츠와 웹툰 외의 다른 콘텐츠에서도 이 같은 ’독립선언’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털이 받아주지 않아 웹 노출이 어려웠던 콘텐츠들도 모바일에서는 독자 플랫폼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면서 “예로 소설의 경우 포털이 외면한 신진 작가들도 모바일에서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통해 이름과 능력을 알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CP들이 독자적인 서비스를 할 경우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모바일 서비스를 통한 수익 확보 방안이 아직 뚜렷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와 음악 등 일부 콘텐츠를 제외하고는 유료로 제공할 만한 콘텐츠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용자들은 이미 웹에서 무료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다. 온라인 광고가 수익모델로 지목되고 있지만, 모바일 배너 광고 정도로는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언론사의 경우 2∼3년 전부터 실험적으로 시작한 모바일 뉴스 서비스의 성적이 대체로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독자적이 서비스를 하더라도 포털과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CP들도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웹의 강력한 수익원인 검색광고를 모바일에서도 구현하기 위해서는 검색기술과 강력한 서버망을 갖춘 포털과 협력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모바일에서도 검색 기술이 중요하고, 웹처럼 검색광고 수익이 날 것”이라며 “CP들이 기술력과 자본력 미비로 이를 구현할 수 없는 현실에서 포털과의 협력 전선을 구축한 뒤 CP 간의 본격적인 싸움인 브랜드 경쟁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