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환, 이제 시작이다] (2)해외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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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료시점 연기가 미국 디지털 전환의 성공을 이끌었다.’

 일본 ‘미국아날로그방송종료 합동조사단’이 미국 디지털 전환에 내린 평가다. 영국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일본도 다른 지역에 홍보 효과가 큰 것부터 종료리허설 실시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해외 각국은 디지털 전환에 앞서 시행한 나라를 철저히 조사하고 이를 교훈으로 삼아 미래를 준비한다. 이를 통해 생각지 못했던 변수는 없는지, 어떤 점을 더욱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정을 늦추더라도 철저한 준비=지난 6월 12일. 미국 아날로그 지상파TV 방송은 일제히 스위치를 내렸다. 2006년에서 2009년으로 3년을, 2009년에도 2월 17일로 예정된 종료일을 또 한번 4개월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관한 큰 잡음이 없다. 종료 약속을 미루더라도 충실하게 시청자를 지원한 덕분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미국은 모든 희망 세대를 대상으로 아날로그 TV로도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박스(DtoA컨버터)를 지원했다. 결국 이 방식은 예산 부족이라는 결과로 이어져 종료 일을 연기하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당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가구가 400만에 이른다는 조사가 나올 정도였다. 연기된 4개월 동안 미국 FCC 직원들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소매를 걷어붙여 상담원 4000명을 투입했다.

 디지털 전환 이후 재해 등의 긴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1지역 1채널의 아날로그 방송을 1개월간 지속한 ‘나이트라이트’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이 방송을 통해 컨버터 박스 접속 방법 등을 지속적으로 방송해 디지털 전환이 자리 잡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 적극적인 시청자 지원=일본의 디지털 전환 사업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지원 방식이다. 자세한 수신 상담을 위해 TV수신자 지원센터 ‘데지사포’를 전국 51곳에 구축했다. 이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 설명회 등에 참석하기 힘든 사람들을 직접 방문해 디지털 전환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일본도 컨버터 박스를 지원하지만, 이는 NHK 수신료 전액 면제 세대에만 적용된다.

 디지털 TV 수신기 확대에는 ‘에코포인트’ 제도를 활용했다. 에코포인트란 저전력 제품을 구매하면 포인트를 쌓아 다른 전자기기 제품 구매 시 활용하는 제도다. 디지털 TV에는 다른 가전제품보다 5%포인트 더 많은 10%의 혜택을 준 것도 좋은 아이디어로 꼽힌다.

 ◇영국, BBC뿐만 아니라 커뮤니티까지 동원=영국은 지방자치단체와 자선단체 등 현지 커뮤니티가 가장 앞서 디지털 전환을 알려 나갔다. 시청자 지원은 인적 지원에 역점을 뒀다. 특히 BBC가 이를 주도했다. 7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자 등 디지털 전환을 인지하기 힘든 기술 취약층을 집중적으로 도왔다. 정부는 BBC 수신료에서 6억300만파운드를 이곳에 지출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이를 위해 2007년 이후 5년에 걸쳐 수신료를 인상하도록 했다.

 김재영 방송통신위원회 과장은 “미국은 2월 이후 FCC 직원들은 물론이고 자원 봉사단이 총출동해 직접 시청자 지원을 나갔으며 영국은 1998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점 등이 배울 점”이라며 “일본은 에코포인트 제도를 운용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방송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