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원의 미래사회] <3>호주 골드 코스트 `대담한 미래`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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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의 미래사회] <3>호주 골드 코스트 `대담한 미래` 프로젝트

 호주 시드니에서 버스를 타고 15시간 정도 달리면 파란 바다와 은빛 고층빌딩이 자연스럽게 어울린 골드 코스트(Gold Coast)에 이른다. 호주에서 여섯 번째로 큰 도시이며, 서퍼들의 천국이고 다양한 생물들이 공존하는 천혜의 보고다. 인구는 50만명, 그러나 20년 후엔 50% 이상 증가한 78만명을 예상할 정도로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행서적에나 등장할 법한 골드 코스트가 요즘 미래학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07년부터 이곳 시(市)위원회가 가동한 ‘대담한 미래(Bold Future)’ 프로젝트 때문이다.

 세계미래학연맹(WFSF)은 미래학자들을 위한 소식지(Futures Bulletin) 2009년 7월호와 10월호에 이 프로젝트의 의미와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미래의 세대들이 30년 뒤 어떤 환경에서 살게 될지 예상해보고, 이들에게 지속가능한 자연환경과 삶의 터전을 물려주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는 점은 다른 도시에선 찾아보기 힘든 시도였기 때문이다. 대부분 정부는 현 세대의 이해를 반영하는데 급급한 것이 사실이다.

 미래세대를 위해 골드 코스트의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주제들이 흥미롭다. 첫째.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둘째. 어디를 향해 가는가. 셋째. 선호하는 미래는. 넷째. 이를 위해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하나. 다섯째. 계획대로 잘 하고 있는가. 평범해 보이는 이 다섯 가지 질문에 미래학이 추구하는 가치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첫째 질문은 정부와 시민이 지난 역사를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무분별한 도시개발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사라져간다는 점을 공유하고 이를 복원하는 계획을 세웠다.

 둘째 질문은 추세분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신기술, 기후변화, 에너지 고갈, 인구 증가 등의 추세를 통해 30년 뒤의 미래를 헤아려 볼 수 있다.

 셋째 질문을 통해 시민들은 ‘태양, 섹스, 재미’라는 해변도시의 상업적 이미지에서 ‘친환경, 창의, 문화’의 이미지로 바꾸자고 의견을 모았다.

 넷째 질문으로 시민들은 정부와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실행계획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마지막 질문은 시민들에게 미래란 지속적인 관심과 개선을 통해 일궈나가는 것임을 깨닫게 했다.

 시 위원회는 여론 조사와 현장 방문, 인터넷 접수를 통해 1만1000명의 시민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또 시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초등학생부터 교수, 전문가, 비즈니스맨, 정부 관료까지 연령과 직종을 불문하고 많은 시간을 대화하며 미래 비전을 만들었다.

 시민 참여의 흉내만 내는 다른 도시계획과는 이런 점에서 달랐다. 이 때문에 이 프로젝트는 최근 국제공공참여기구(IAP2)에서 주는 상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시민과 함께 변화에 대응하려는 골드 코스트의 시도는 정부가 미래학을 활용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와이미래학연구소 연구원, seongwon@hawaii.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