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특수에 모바일 개발자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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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SW 분야 채용 공고 61% 급증

 PC와 서버 솔루션 기술을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인정받은 SW 전문 벤처기업인 A사. 이 회사는 1년 6개월 전부터 아이폰 열풍을 겨냥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왔다. 정식 출시를 코앞에 둔 최근 프로젝트를 전담한 B연구원이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통보했다. 대기업의 스카우트 제안에 이직을 결심했기 때문이다. A사는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이고 통신사업자, IT서비스업체, 인터넷포털 등 대기업이 최근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 사용자 환경(UI), 사용자경험(UX) 분야의 모바일 SW 개발자를 경쟁적으로 확보하기 시작했다. 아이폰 충격으로 SW의 중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스카우트전을 벌이면서 중소 SW기업은 전문인력의 유출에 비상이 걸렸다. 중소기업은 애써 키운 인력이 대기업이라는 ‘SW 인력 블랙홀’에 빨려들어갈까 우려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600여명 규모인 미디어솔루션센터(MSC)의 SW 인력을 이르면 연내 1000명까지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올해 신입 채용 인원 1400명 가운데 500명 안팎의 인력을 SW 분야에서 채용하기로 했다. LG전자는 600여명을 모집할 경력직 대부분을 SW 개발자에게 할애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만 1500명 안팎의 SW 인력을 뽑을 전망이다. LG CNS는 지난해 말 80여명의 사원을 채용한 데 이어 최근 100명을 추가로 채용하기로 했다.

 대기업발 스카우트전은 중견 SW업체로 확산돼 이른바 ‘스카우트 도미노’까지 연출됐다.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10여명 규모의 모바일팀을 배로 늘려 20명까지 확대한 데 이어 추가로 10명을 더 뽑기로 했다. 더존 역시 작년 말 5명 규모로 출발한 모바일팀의 인력을 100% 늘릴 방침이다.

 SW 인력 채용의 절대 규모도 급증했다. 취업정보 전문업체 인크루트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모바일·무선 분야의 개발자 채용 공고는 1048건이었지만 아이폰 출시 기대감이 높아진 3분기에 1678건, 4분기에 1475건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1685건을 돌파하며 작년 동기에 비해 60.8%나 급증했다. 소프트웨어·솔루션 분야 채용 공고도 지난해 상반기 6946건에서 하반기 8578건으로 증가했다. 올 1분기에만 4842건의 공고가 올라오는 등 아이폰 효과로 1300건 이상 폭증했다.

 인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그간 하는 일에 비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던 SW 개발자의 몸값이 오르고 대우가 달라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고 있다. 김진형 KAIST 교수는 “한때 열풍에 그치지 않고 투자가 지속돼 억대 연봉을 받는 개발자가 늘어나 SW가 인재가 모이는 산업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수급 불균형을 야기하고, 특히 자본력과 브랜드 파워가 낮은 SW 벤처업체의 인력난을 부채질한다는 점이다. 특히 일반 SW 개발자까지 대우가 좋은 모바일 분야로 옮겨가고 있어 일반 SW 개발자 기근 현상까지 빚고 있다. 조규곤 파수닷컴 사장은 “모바일 개발자가 귀해지면서 기존 개발자도 모바일로 전향해 웹이나 UX분야 개발자 구하기도 힘들어졌다”며 “6개월째 마땅한 UX개발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