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보호법 개정안` 문제점은…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여성가족부와 국회 여성가족위가 추진 중인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복규제다.

 게임법으로 게임 과몰입을 규제하고 있음에도 청소년보호법으로 다시 옥죄는 시도기 때문이다.

 문화부와 게임 업계가 지난 12일 게임 과몰입 대책은 게임 이용 시간 제한뿐 아니라 장기간 게임을 하면 재미를 떨어뜨리는 장치를 넣고, 전면적인 본인인증을 다시 받는 등 실효성 높은 대책을 망라했다. 더욱이 이 대책은 법에 의한 강제가 아닌 충분한 논의를 거쳐 민관 합의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복 규제에 전문성 결여까지=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인 심야시간 청소년 이용 제한 조항 역시 대책안에 들어 있다. 넥슨 등 주요 게임 업체는 청소년 이용도가 높은 ‘메이플스토리’ 등 3개 게임에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문화부와 업계는 이 대상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결국 청소년보호법에도 게임과몰입에 대한 규제 조항이 신설된다면, 게임 업계와 게임 이용자들은 두 법에 따르는 중복적인 규제를 피할 수 없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으로 게임을 규제하려 하는 시도는 이제 무르익기 시작한 게임업계의 자율규제 흐름에 찬 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는다”며 “게임처럼 새롭게 등장한 콘텐츠의 부작용을 해결하는 데는 해당 업계의 자율적인 규제가 효과적이라는 평가는 이미 학계에서 널리 인정되고 있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여성가족부의 전문성 여부도 논란거리다. 영화는 영화법, 방송은 방송법처럼 게임은 게임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재현 문화부 게임산업과장은 “콘텐츠 산업은 제조업과 달라서 해당 콘텐츠의 특성을 고려해서 규제해야 한다”며 “특히 게임처럼 새로 등장한 콘텐츠의 규제는 더욱 전문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처 이기주의로 산업 발목 잡지 말아야=청소년보호법 개정은 국내 게임산업에 역차별을 불러와, 우수한 게임 콘텐츠가 설 땅이 없어지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었다.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들이 이용가능한 게임 중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 만을 규제의 대상으로 삼는다. 해외 게임이나 스마트폰으로 서비스되는 게임, 콘솔게임 등은 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청소년보호법 개정 시도가 여성가족부가 게임 과몰입을 빌미로 규제 관할권을 무리하게 넓히고자 하는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은 직접적인 문화콘텐츠 규제까지 하겠다는 의도로, 이는 최근 규제 관할을 넓혀야 할 입장에 있는 여성가족부와 청소년보호위원회의 부처 이기주의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게임과몰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게임법 개정안이 이미 상정된 사실을 감안하면 청소년보호법 개정이 콘텐츠 규제 관할권을 둘러싼 여성가족부의 이해관계와 관련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현행 문화 콘텐츠 규제를 문화부가 문화콘텐츠 관련 법을 따라 규제하고,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유해매체물 제도로 이를 보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장동준·권건호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