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소셜 플랫폼 에이전시의 가능성

[ET단상]소셜 플랫폼 에이전시의 가능성

 10년 전 인터넷이 사회 전반에 가져온 영향력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만큼 대단했다. 개인·기업·공공기관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홈페이지를 구축해 연일 새로운 홈페이지 탄생했고 구축 대행을 전문으로 하는 웹 에이전시는 황금알을 낳은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다. 모든 것이 그렇듯 1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이제 더 이상 홈페이지 구축은 황금알을 낳고 있지 못하다. 황무지에 나무를 다 심고 난 뒤에는 더 이상 나무를 심는 것은 특별한 것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2010년 스마트폰의 광풍과 함께 찾아온 급변하는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디지털 에이전시가 도전해야 할 앞으로의 10년은 과연 어떤 가능성의 미래가 될 것인가. 그간 척박한 인터넷 황무지를 개척해온 에이전시나 비즈니스를 리드해온 클라이언트 모두에게 이는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최근 고객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합종연횡(合從連橫)’ 이다. 금융사가 마켓 플레이스를 고민하고 쇼핑몰이 금융을 고민하고 있다. e러닝 고객이 SNS를 고민하고 대형 유통사가 e러닝을 고민하는 온라인 비즈니스 현상은 소위 웹2.0으로 일컬어지는 온라인 참여· 공유· 개방 흐름이 시장과 고객 저변에서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비즈니스 융합은 디지털 에이전시에 분명 기회다. 에이전시는 다양한 고객과의 온라인 서비스 구축을 통해 각각의 비즈니스 연계와 융합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해 낼 수 있는 경험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러한 비즈니스 매쉬 업 트렌드는 더욱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금 에이전시가 그간 축적해 온 경험과 창조적 지식을 재해석, 재발견, 재창조할 수 있는 인적 역량과 자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준비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을 보면, 디바이스의 하드웨어적인 이슈보다는 디바이스를 통해 실현될 소프트웨어적인 일상의 변화가 가져다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IT산업 전반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현상 속에서 디지털에이전시의 과제는 무엇일까.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에 종속되고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지배하게 되는 현상의 가장 큰 동인은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바로 UX다. 앞으로 디지털 에이전시에 요구될 시장의 가장 큰 과제는 웹사이트나 특정 인터페이스에 국한된 표면화된 UX 디자인을 넘어서는 일상성의 모든 가능성을 포괄한 ‘트랜스 UX(Trans-UX)’에 대한 전문성과 창조성이다.

 이제 온라인은 울창한 숲이 되었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접목하고 열매를 맺듯 웹 사이트가 서로 접목하고 연계해서 시너지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우거진 숲 속 수많은 사잇길로 새로운 종이 진화를 통해 탄생하고 그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제 온라인은 세상에서 하나의 사회적 구조와 환경으로써 엄연히 인식되고 있다. 물리적, 생물학적 생태계가 존재하듯 디지털 생태계가 우리의 일상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디지털 에이전시 사명도 자명하다. 나무를 가꿔오던 일에서 숲을 건강하게 가꾸는 일로 지평을 넓혀야 할 때다. 다양한 고객의 비즈니스 경험을 통한 서비스 융합의 매개역할을 통해 더욱 풍부한 서비스로 열매 맺는 벌과 나비의 임무가 우리에게 있다. 고객이 숲에서 길을 잃지 않게 경험의 길을 트고 연결하고 거점을 디자인하는 임무가 디지털 에이전시에 있다.

 유플리트 최근화 대표(khchoi@uplea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