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비즈니스와 SCM의 전략 정렬 성공 글로벌 기업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IBM & 델의 공급망관리 전략 정렬 모델

 공급망관리(SCM) 부문에서 뛰어나다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통점은 기업 특징에 따라 핵심 비즈니스와 공급망관리 전략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래리 래피드 박사는 기업 전략과 SCM 전략을 잘 정렬시키고 있는 월마트, 아마존,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래피드 박사는 이들 기업이 △고객 대응 △내부 효율성 △자원 활용성 등 3가지 SCM 운영 모델로 비즈니스 성과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래피드 교수는 “삼각형의 세 꼭지점에 위치한 운영모델 가운데 기업이 집중할 요소를 정하고 이 요소에 대한 세부 수행목표를 수립한 후 나머지 요소들과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는 공급망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델과 IBM을 비교하면, 델은 그간 내부 효율성과 자산 활용성에 집중한 사례다. 상대적으로 고객 대응에는 집중하지 않았다. 반면 IBM은 높은 수익율의 메인프레임 시스템과 기업 대상 서비스를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 대응에 전략을 집중시켰다. 고객 대응에 해당하는 요소들의 성과지표를 중점적으로 관리한 것이다.

 래피드 박사는 “IBM은 제품 당 판매 수익이 높다 보니 내부 효율성보다 고객 대응에 집중하고 고객을 만족시키는 프로세스에 모든 운영 목표를 집중했다”며 “또한 구매 역량은 중앙으로 모으고 물류도 통합시켰다”고 말했다.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적시에 출시하는 전략이 핵심인 애플도 고객 대응에 집중한 경우다. 베스트바이 또한 고객 대응에 집중했다. 유사 업종이지만 월마트는 내부 효율성에 주력했다.

 월마트는 모든 운영을 저비용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형 창고를 마련하고 물류 통합 전략으로 비용을 절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점포 단위의 매출 향상도 중요했기 때문에 자산 활용도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

 공장이 없는 아마존닷컴은 고객 대응에 집중한 경우다. 이를 위해 효율성은 낮아질 수 있지만 고객의 편의성에 눈높이를 맞춰 낱개 단위 패키지와 배송 물류 모델을 적용했다. 래피드 박사는 “기업이 집중할 운영 모델을 정했다면 그 운영 모델은 업계 최고 수준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래피드 교수는 “내가 만난 기업 관계자들은 모든 업무에서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데 모든 것을 잘할 수 없으며 잘할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세 가지 운영 모델이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에 조화를 이뤄 각 부서가 통합적으로 목표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조 장비를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시스코는 철저한 서비스 관리로, 도요다는 유연한 생산 대응으로, 여성 의류 업체인 빅토리아 시크릿은 기본 아이템과 최신 아이템에 대해 각기 다른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SCM 운영모델의 수준을 높였다.

 시장 점유율이 높고 브랜드 가치가 높은 기업들은 SCM 전략 고도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래피드 교수는 “유통 매장에 물건을 들여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가는데 재고를 애써 관리할 필요가 없으며 SCM에 기업 자원을 투입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한 유명 소비재 기업 관계자와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SCM은 어떤 기업에게는 회생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시스코는 IT버블 붕괴 이후 4000억달러 규모의 부채를 졌지만, 직접 공장을 보유하지 않고도 아웃소싱과 M&A를 통해 가상(Virtual)의 SCM 네트워크를 긴밀히 조성했고 우수한 SCM 역량을 발휘해 재기에 성공한 사례다. 래피드 박사는 “시스코의 도약은 SCM이 발판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래피드 교수는 글로벌 SCM의 모범 사례 중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를 특히 높이 평가했다. TI는 세계 어디에서도 제조하고 판매할 수 있는 글로벌화를 기업 철학으로 삼았고 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래피드 박사는 “TI는 기업 철학에 맞춰 글로벌 SCM을 잘 구현하고 있는 사례”라며 “실제 기업 철학은 SCM 역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림> 델과 IBM의 전략 정렬 모델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