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대항해 시대]<2부-9>벤처를 통해 `진정한 벤처`를 본다-잉카인터넷

[벤처 대항해 시대]<2부-9>벤처를 통해 `진정한 벤처`를 본다-잉카인터넷

 ‘성공은 항상 포장되어 있다.’

 성공을 감싼 포장은 하나의 기회다. 포장이 벗겨지면 벤처기업이 기회를 잡기 힘들다. 경쟁할 기회조 차 갖지 못하고 대기업에 시장을 통째로 빼앗기고 만다.

 벤처는 포장돼 있는 성공의 가능성을 먼저 인지하고 도전한 기업들이 만들어온 역사다.

 온라인 PC 보안 전문기업 잉카인터넷(대표 주영흠)도 남들보다 먼저 가능성을 보고 창조적 발상으로 성공을 일궈낸 기업 중 하나다. 잉카인터넷은 ASP 기반의 온라인 PC 보안 서비스 개념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다양한 응용 사업을 활성화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가 창업한 해는 ‘벤처 거품’이 막바지에 달한 2000년이었다. 당시만 해도 ASP 기반 온라인 PC 보안은 개념조차 생소한 서비스였다. IT산업은 점점 발전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보안 인식이 낮았다. 그나마 보안 시장도 컴퓨터용 백신업체들이 꽉 잡고 있었다.

 그러나 잉카인터넷은 인터넷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반드시 보안 서비스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고 믿고 기술 개발과 투자에 주력했다.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잉카인터넷은 금융회사를 공략했다. 금융시장은 보안 수요가 높지만,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다. 아무도 잉카인터넷의 성공을 예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잉카인터넷의 무모한 도전은 예상 밖의 결실을 거둔다.

 젊은 패기와 우수한 기술을 알아본 금융회사 담당자가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거래가 성사됐다. 회사 창립한 지 채 1년이 안 돼 은행과 거래를 시작하면서 회사 인지도를 높이고, 제품 브랜드를 알릴 수 있었다.

 ◇틈새시장 개척이 주효=잉카인터넷이 PC보안 부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틈새시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략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백신을 보급하는 것만으로는 고객들의 보안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를 밀고 나갔다.

 인터넷의 확산과 온라인 서비스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맞춰 보안 솔루션을 개발했고, 예상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인터넷 뱅킹, 주식의 홈트레이딩시스템 등 전자금융이 활성화되면서 PC 보안 수요는 급증했다. 전자상거래 시장도 점차 커지면서 기회는 더욱 많아졌다.

 기회를 기다리던 잉카인터넷은 웹 서비스 이용자의 PC를 실시간으로 보호하는 ‘엔프로텍트 네티즌’을 세계 최초로 출시해 금융기관, 전자상거래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고속성장에 따른 보안 위협을 사전에 예측해 ‘엔프로텍트 게임가드’도 출시했다. 현재 23개국 3억명의 게임 사용자들이 해킹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잉카인터넷은 해킹 패턴을 다수 보유한 업체로 제품 경쟁력 강화에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지화로 일궈낸 일본 시장 진출 성공=잉카인터넷은 또 한 번의 무모한 도전을 시도한다. 일본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마찬가지로 여겨졌다.

 잉카인터넷은 일본이 하드웨어 제품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소프트웨어 기술 수준은 미미하다고 보고 진출을 결심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일본은 쉽지 않은 시장이었다. 처음 1년 동안 100개 이상의 기업을 찾아다니며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지만 단 한 건의 거래도 성사하지 못했다. 한국 기업은 기술력이 낮다는 인식을 바꾸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잉카인터넷은 포기하지 않고 현지화에 점점 더 주력했다. 성급하게 빠른 영광을 얻으려고 하기보다는 작은 성공들을 통해 커다란 성과를 만들어 갔다. 현지 파트너를 구해 일본 시장에 더욱 집중하고, 무려 3년간 서비스 안정화에 투자했다. 그 결과 2005년 10개의 일본 금융회사를 고객으로 유지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잉카인터넷의 대표 제품인 온라인 PC보안 서비스 ‘엔프로텍트 네티즌’은 일본 금융 보안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재계약률도 높아 일본 보안 서비스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잉카인터넷은 SW 업체로서는 드물게 전체 매출의 3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본 금융 보안시장에서의 성공 모델을 기반으로 유럽과 미주 지역을 새로운 타깃으로 삼아 시장 개척에 나섰다. 대륙별 거점을 마련하고 협력업체를 발굴해 각 지역 시장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 부합하는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해외에서 먼저 기술을 인정받는 보안업체가 되다=잉카인터넷은 2006년 115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이후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기업 간 거래시장(B2B), 기업대소비자시장(B2C)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사업 모델과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 금융·공공·게임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대표 보안 브랜드인 ‘엔프로텍트’ 시리즈로 세계 인터넷 비즈니스에 필수인 온라인 PC보안 솔루션의 글로벌 시장과 기술 및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다.

 기업의 정보자산 보호와 관리를 위한 안티바이러스, PMS, 정보관리시스템(IMS), 매체제어, 개인 방화벽 등 전사적 통합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사업의 고객 마케팅 인프라인 웹 애플리케이션 영역의 다양한 보안솔루션과 컨설팅을 개발·공급함으로써 종합 정보보안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잉카인터넷은 지난 2007년 국내 보안업체로는 유일하게 회계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 글로벌의 ‘아시아 고성장 기업 500’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에는 리서치 회사인 프로스트앤드설리번으로부터 ‘글로벌 브랜드 톱3’에 선정돼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잉카인터넷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보안 서비스로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IT 산업과 연계를 모색하고 있다.

 깐깐한 국내 누리꾼에게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온·오프라인 PC보안 사업, 다양한 보안 응용 사업 등 시장에 맞게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주영흠 대표 인터뷰>

 “작지만 강한 나라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성장해온 그 중심에는 벤처기업이 있었습니다.”

 주영흠 잉카인터넷 사장은 벤처기업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들의 독창적인 기술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 그리고 도전정신은 우리나라 산업 및 기술의 발전과 품격 높은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이룩했고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는 데 일조했습니다.”

 그는 IT 분야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고급 산업이라며 고용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 IT 기업은 작지만 모두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력이야말로 국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주 사장은 벤처 산업의 국가적 역할에 비해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이 적고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해 역량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기업가가 많습니다. 정부는 벤처 육성 정책을 정교화하고, 사회 전체가 벤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우수한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그는 벤처 기업의 가장 큰 현안에 대해 “기술력이 생명인 벤처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재 확보 및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룩한 IT 산업 활성화와 벤처기업의 무한한 가능성 창출을 위해 정부 및 지자체의 실질적이고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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