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원의 미래사회](27)약자를 위한 미래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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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린 학술대회에 참석하려고 갔다가, 함께 간 일곱살짜리 아들 때문에 디즈니랜드에 가게 됐다. 평일이었지만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놀이동산을 처음 가본 아들은 신이 났지만, 나는(나이가 들었는지) 복잡한 광경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럼에도 미래를 보여준다는 곳(Tomorrow Land)에는 호기심이 일어 가보았다. 주로 통신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체험하도록 해놓았고, 혼다가 제작한 로봇인 아시모의 최신형도 구경했다. 웅장한 건물 안에 신기한 미래 이야기를 담아 놓아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은 미래를 경험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알려고 하는 이유는 미래가 가져다줄 기회를 먼저 알아내 선점하려는 것 때문이다. 반대로 미래가 위협하는 요인을 미리 알아내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해 미래를 알려고 한다.

 사람들이 대통령이나 재벌기업 총수의 생각을 읽으려고 하는 이유도 이들이 만들어 낼 미래를 감지하고 비즈니스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이것이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대중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보고 큰 흐름을 놓치지 않고 따라 가려고 한다. 그래서 유행이 생기고, 트렌드가 만들어진다.

 여기까지가 시장에서 말하는 미래 경험의 이유라면, 정부나 공공정책을 다루는 연구기관은 미래경험의 이유에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미래를 경험한다는 것은 미래가 불확실하다슴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면 할수록 미래는 미지의 영역이라는 사실만 깨닫게 된다. 다가설수록 멀어지는 당신이랄까.

 디즈니랜드의 미래체험관은 일부 기업가들이 원하는 미래를 보여줄 뿐, 다수의 대중이 바라는 혹은 맞이할 미래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디즈니랜드가 놓치고 있는 미래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 특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되면, 우리는 ‘미래엔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승승장구하던 사람도 낙마하게 되?, 부자였던 사람도 가난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것이 우리가 매일 목격하는 ‘현실’임에도 대부분 나만은 불행의 골을 피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 사회의 약자는 약자가 될 운명을 타고 났다거나 개인의 잘못으로만 치부한다.

 미래지향적인 사회의 정부는 미래에 누가 승자가 되던 패자를 챙기는 사회다. 이 사회에 존재하는 가장 약자를 찾아내 이들이 다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부 정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최고의 상황은 개인들이 알아서 만들어가는 사회가 가장 미래?향적인 사회다. 이런 역할분담을 뒤집을 경우, 즉 정부는 장밋빛 상황만 떠들고, 최악의 상황은 개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사회라면, 우리는 반(反) 미래적인 사회에 살고 있는 셈이다.

 박성원 하와이미래학연구소 연구원 seongwon@hawaii.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