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배터리 살리는 기기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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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우 하나전자 대표가 지난달 싱가포르 정보통신박람회에 출품한 배터리 성능 복원기를 들여다 보고 있다.
<이흥우 하나전자 대표가 지난달 싱가포르 정보통신박람회에 출품한 배터리 성능 복원기를 들여다 보고 있다.>

‘죽은 배터리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국내 한 벤처기업이 전류제어라는 전자적 기술을 사용, 폐배터리(전지)의 성능을 복원하는 기기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수명이 다한 납축전지의 성능을 복원하기 위해 화학약물을 투여하거나 전기 소모가 많은 변압기(트랜스포머)를 사용해야 했다.

배터리 수명을 닳게 하는 불순물인 황화납엽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약품 투여는 환경문제 야기와 추가 정전이라는 번거로운 작업을 요구했다. 또 트랜스포머를 사용한 전기적 방법은 급격한 전류 공급으로 인한 배터리 손상과 가스 발생, 과열, 에너지 과다 소모, 복원에 장시간 소요 같은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하나전자(대표 이흥우·주삼영)가 상용화한 전자적 방식의 배터리 성능 복원기는 화약약품과 트랜스포머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다. 배터리 성능 복원 시간도 기존 복원기와 화학적 처리 방식이 20시간 이상 걸리는 데 반해 이 제품은 6~12시간에 불과하다. 복원 가능한 배터리의 복원 성공률도 95% 이상에 이른다. 높이가 17.7㎝이고 무게가 7.5㎏이어서 휴대도 가능하다. 리튬이온전지에도 적용할 수 있는 등 거의 모든 2차전지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이 주목받는 것은 엄청난 배터리 시장 규모 때문이다. 배터리는 자동차를 비롯해 골프카트, 휠체어, 전동지게차, 건설중장비, 농기계, UPS, 군용 제품 등 모든 기계에 널리 쓰인다. 국내에선 폐처리되는 배터리가 자동차만 340만대에 이르는 등 연간 530만개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흥우 대표는 “이 배터리 가운데 70% 이상은 복원기를 사용해 다시 성능을 회복할 수 있다”면서 “이로 미루어 보면 배터리 성능 복원기의 국내 시장 규모는 33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는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0억달러 정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한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300대를 공급한 하나전자는 현재 모 대기업과도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호주 등 해외 수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인데, 이미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정보통신박람회(커뮤닉아시아2010)에 참가, 호주 업체와 200만달러 상당의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대표는 “변압기를 사용하지 않은 정전류 공급방식으로 복원기를 만든 것은 우리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며, 조만간 국내외 특허 출원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전기자동차 시대가 왔을 때 세계 곳곳에 우리 기술이 들어간 전기충전 스테이션을 설치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인천=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