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 LGD, 중국 팹 업무 최소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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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D 프로젝트팀 사실상 해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LCD 팹 건설 관련 임원들을 교체하거나 아예 복귀시키는 등 중국 팹 업무를 우선 순위에서 제외했다.

당초 4월께 예정됐던 중국 정부의 LCD 팹 승인 여부가 기약 없이 미뤄지자 승인과 관련해 더 이상 기업 차원에서 진행할 일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승인 때문에 결정을 미뤄왔던 국내 투자 및 신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중국 프로젝트 팀 고위 인력들에 대한 보직을 변경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달 중국 프로젝트 업무를 맡고 있던 윤기천 상무를 탕정 팹 책임자로 보직 변경했다. 후임 임원이 선임되기는 했지만, 중국 프로젝트팀 업무는 답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중국 프로젝트팀을 이끌던 차수열 전무에게 새로운 보직을 맡기고 정식 인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 프로젝트팀 구성원들도 곧 새로운 팀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사실상 해체에 가깝다는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올 연초부터 중국 중앙정부 측의 승인 발표만을 기다려 왔지만, 반년이 훨씬 지난 현재까지 결과는 물론 발표 여부 등에 대한 어떠한 언질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프로젝트팀 인력들을 언제까지 중국 업무에만 붙잡아 둘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어떻게든 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특히 이 같은 양 사의 조치는 향후 국내 투자 및 신규 사업을 보다 과감히 확대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신규 팹 건설 전문가로 평가받는 윤 상무를 국내에 전환 배치함으로써 국내 신규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도 패널 생산을 책임지는 패널센터장을 역임한 차 전무를 생산관련 보직에 배치함으로써 국내 생산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이 같은 조치는 중국 시장에 대한 양 사의 입장이 변화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 육성, 양안(兩岸) 관계 등을 비롯한 여러 정치적인 판단으로 한국 LCD 업체들의 투자 승인을 `최대한` 미루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삼성과 LGD가 국내 투자 확대 및 생산 효율화 작업 등을 통해 현지에 진출하지 않아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측은 이번 조치가 중국 팹을 포기하는 수순이 아니라 조직 효율 극대화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프로젝트팀이 업무가 사실상중단 상태지만, 승인이 날 경우에 대비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준비는 모두 마친 상황”이라며 “중국 승인이 미뤄지는데 따른 전문 인력 활용 및 국내 생산을 강화하기 위한 조캇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