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생겜사] 문명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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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생겜사] 문명5

“저녁에 문명을 시작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아침이더라.” “문명 번역팀이 게임에 빠져 번역은 뒷전이더라.”

최근 2K게임스(2K Games)의 `시드마이어의 문명5(이하 문명5)`에 얽힌 비화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문명5는 도대체 어떤 게임이기에 `이혼을 부르는 게임`이라는 악명이 붙은 걸까.

1991년 출시된 `문명` 이후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문명 시리즈는 최신작 문명5로 또다시 전 세계 게임 팬의 잠을 앗아가고 있다. 북미에서 9월 21일, 유럽에서 24일 출시된 문명5는 특히 영국에서 출시 하루 만에 주간 판매량 4위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세상=문명5를 즐기는 플레이어는 18개의 서로 다른 문명 중 하나를 골라 최고의 문명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일개 군락에 불과한 미개 문명을 종국에는 최첨단 병기가 등장하는 미래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인류사를 관통하는 시간을 지배하는 재미까지 누린다. 꽉 찬 구름 너머로 보이는 세계는 마치 플레이어가 신이라도 된 듯한 기분을 안겨 주기까지 한다.

이 모든 과정이 바둑처럼 나와 상대방이 차례를 주고받는 턴 방식이다. 턴을 기다리는 동안 상대 문명의 발전양상도 지켜볼 수 있다. 문명 시리즈의 인기 비결이 여기에 있다. 문명 마니아라면 누구나 공감할 `한 턴만 더!(One more turns!)`라는 절규는 문명의 마력을 잘 드러내는 표현이다.

문명5는 전략 시뮬레이션에 걸맞게 전쟁을 통해 주변 문명을 복속시켜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문명5에서 즐길 수 있는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에 불과하다. 평화주의자라면 UN 대표자로 선출돼 세계 평화를 주도할 수도 있다. 우주에 진출해 과학적으로 다른 문명을 압도해 대미를 장식할 수도 있다.

문명5에는 다양한 승리방정식이 존재한다. 엘리자베스 여왕, 비스마르크 등 각 문명의 유명 인사가 저마다 자신들의 언어로 들려주는 이벤트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보다 쉬워진 인터페이스, 초보자 OK=전작이 사각형 타일을 고수했던 것에 비해 문명5는 새롭게 육각형(헥사) 타일을 사용, 보다 세밀하고 디테일한 영토를 꾸려나갈 수 있다. 또 육각형 타일을 통한 더욱 다양한 전투 전술 구사가 가능해졌다.

전투의 사실성도 대폭 개선됐다. 전작에서는 궁수 부대로 탱크부대를 잡는 것이 가능했지만 문명5부터는 현실성이 가미돼 신문물의 무기를 구시대의 무기로 잡을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세계정복을 꿈꾸는 게이머라면 가능한 빨리 다음 시대로 넘어가는 것이 관건.

도시국가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해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도시국가는 하나의 문명으로 성장하지는 못하지만 이들에게서 퀘스트를 받아 수행하거나 외교를 통한 다양한 협정도 가능하다.

문명5 이전의 시리즈는 수많은 설정 등 플레이어가 신경써야 할 요소가 많아 초보자가 즐기기엔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문명5는 이러한 난해한 요소들을 통합 · 삭제해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 점이 눈에 띈다. 다만 문명만의 복잡함에 매료됐던 올드 팬에게는 이 점이 다소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

문명5의 장엄한 오프닝 영상에 비해 게임을 승리해도 별도의 엔딩 영상이 없다는 것도 옥에 티다.

또 문명5에서 한국 문명을 선택해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게임에서 한국은 자그마한 도시국가로 묘사되는 데 그친다. 하지만 차후 확장팩에서 한국 문명이 추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작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한국이 추가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문영수 플레이포럼 기자 mj@playforum.net



게임성: ★★★★★ 타임머신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는 게임

그래픽: ★★★★ 전작에 비해 3D로 무장한 비약적 발전을 보여준다

사운드: ★★★ 밋밋하지만 게임 몰입에 지장은 없다

조작성: ★★★ 이 게임의 진입장벽이 높은 것에 감사해야 할 정도?

특이성: ★★★★ 문명은 사실적 고증으로 기능성 게임으로도 평가받는다

총평: 7.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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