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15> 정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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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연재되는 웹툰이나 특정 게시판 게시물을 1회부터 찾아서 끝까지 한 번에 몰아서 보는 것을 말한다. 일반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을 1권 혹은 1회부터 보는 경우도 포함한다.

최근엔 IPTV와 방송사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드라마 동영상 파일을 구하기도 쉬워지면서 TV 드라마의 정주행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시즌제로 방송되는 미드나 미니시리즈에 정주행이 많다.

주로 연재 중인 만화나 드라마를 중간에 접한 후, 너무 재미있어서 처음부터 찾아보는 경우에 정주행이란 표현을 쓴다. `몰랐는데, 이 웹툰 엄청 재밌네요. 지금 정주행 중`이라는 댓글을 달거나, `오늘 시험 준비 하나도 못 했는데, 어젯 밤에 공부는 안 하고 드래곤볼 1권부터 끝까지 정주행 했어` 등의 용례를 들 수 있다.

웹툰을 정주행할 때엔 중간중간 `정주행 중`이란 댓글을 달아 주는 것이 매너다.

정주행은 웹툰 작가들에게 최고의 찬사로 통한다. `작가님 ?오! 지금 정주행 중`이라는 댓글은 일상화된 악플과 무차별적 비아냥에 시달리는 웹툰 작가들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주는 특효약이다.

인터넷에서 `정주행 중`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댓글로 `아 놔, 날 로그인하게 만들다니`를 들 수 있다. 보통 포털 사이트 웹툰은 보는 것은 자유롭지만, 댓글을 달려면 로그인을 해야 한다. 로그인은 개인 정보 제공과 함께 네티즌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성의 표시. 따라서 이 표현은 웹툰이 로그인의 수고를 감내할 만큼 재미있거나 감동적이란 찬사로 쓰인다.

단, 이 표현은 해당 콘텐츠가 너무나 형편없고 재미없어서 분노를 느끼는 경우에도 쓰이므로 전후 맥락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정주행은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나 만화 등의 콘텐츠에 애정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기도 하다. 고전 작품을 끊임없이 다시 읽으며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듯, 진정한 팬은 스타워즈 시리즈나 슬램덩크를 수시로 정주행하며 새로운 재미를 발견한다.



* 생활 속 한 마디

A: 보고서 마감하느라 야근했는데, 일이 손에 안 잡혀서 신세경 팬클럽 포토 갤러리의 3년치 사진 정주행하다 퇴근했어.

B: 어제 터진 열애설에 상심이 크신가 보군요.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