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내년 상장說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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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삼성네트웍스와 합병, 올해 크레듀 경영권 인수.`

삼성그룹 계열 ICT(정보통신기술)업체인 삼성SDS가 해마다 대형 이벤트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닌 것 같다. 조만간 이를 능가할 또 다른 대형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 정점은 `증시 상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삼성 지배구조 핵심 고리=삼성SDS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면서 명실공히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쏠리는 형국이다.

삼성SDS가 집중 조명을 받는 최대 이유는 지분구조 때문이다.

현재 삼성SDS 최대주주는 삼성전자(지분율 21.67%)다. 그러나 실제 이 회사를 움직이는 건 다름 아닌 삼성가 3세들, 즉 이건희 삼성 회장의 세 자녀다.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삼성SDS 지분율은 8.81%며, 장녀인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전무와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는 각각 4.18%를 보유 중이다. 세 자녀의 지분율을 모두 합하면 17.17%로 대주주인 삼성전자 지분율에 육박한다.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있는 삼성그룹의 여러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자금력이다. 거대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한 삼성의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 다름 아닌 삼성SDS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은 삼성SDS가 상장되면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자금을 마련하는 데 결정적 힘을 얻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삼성네트웍스와 합병하고 최근 크레듀를 인수한 것은 상장을 앞두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 추가 합병설도 솔솔=크레듀 경영권 인수에 이어 합병설이 나도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비상장 기업인 서울통신기술이 거론된다. 서울통신기술은 이재용 부사장이 4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오너 일가 회사다. 삼성SDS와 서울통신기술이 합병하면 이 부사장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 지분구조상 이 부사장의 지배력이 공고한 계열사는 삼성SDS와 에버랜드뿐"이라며 "에버랜드가 이부진 전무 몫으로 분가하면 이 부사장의 지배력이 집중되는 곳은 결국 삼성SDS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K C&C 상장을 계기로 최태원 SK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했듯 이 부사장도 삼성SDS 상장을 통해 그룹 지배력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중장기적으로 삼성SDS가 지주회사로 갈지 여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지주회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계열사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일각에선 이 부사장이 에버랜드 지분을 팔고 삼성SDS 지분율을 높일 것이란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인수ㆍ합병 외에 삼성SDS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최대 지원병으로 삼성 계열사들을 빼놓을 수 없다. 삼성SDS는 대부분 매출을 그룹 내 IT시스템 구축에서 올리고도 올해 4조원대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증권가 한 전문가는 "전자 물류센터와 함께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부문을 삼성SDS로 이관하는 방안도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장외시장에서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던 삼성SDS 주가는 크레듀 인수 직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올해 초 8만원대에 머물던 삼성SDS 주가는 현재 13만원 안팎 가격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크레듀 역시 인수 직후 주가가 폭등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기업 가치를 크게 끌어올려 삼성SDS를 상장시키면 주당 10만원 이상은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현재 지분율만 감안하더라도 이 부사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6300억원이 넘는다.

시기가 문제이지 삼성SDS가 상장될 것이란 전망엔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삼성SDS 상장을 내년 중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모종의 검토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장 주간 증권사 선정 등 구체적인 작업엔 돌입하지 않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올해 삼성생명 상장 때와 같이 최대한 보안을 유지하면서 삼성SDS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통상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늦어도 6개월, 빠르면 1~2년 전부터 주간사를 정하는 것이 관례지만 삼성생명은 심사 청구가 임박한 시점에서 주간사를 선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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