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클라우드와 IT서비스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1년 전 해외 유명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의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SaaS)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회사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적이 있다. TF 활동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왜 IT공급업체와 사용기업 모두에 ‘파괴적 혁신’의 계기가 되는지를 생생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빌려 쓰고, 쓴 만큼 낸다는 ‘클라우드 경제학’의 파괴력을 절감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IT 획득과 유지관리의 틀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공급업체의 판도, 최고정보책임자(CIO)와 IT부서의 역할 등 많은 측면에서 큰 변화가 일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몰고 오는 생태계의 변화도 놀랍다. SaaS 회사의 애플리케이션 장터에는 사실상 모든 종류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거래되고 있고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개발환경이나 서비스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지 않는 게 대세다. 아마존 같은 서비스로서 플랫폼(PaaS)을 이용해 앱을 개발한 후 이를 클라우드에 올려서 서비스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또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를 낳으면서 개발에서 구매까지 모든 것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시장형성기를 맞는다. 개인적으로는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확산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 산업이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일부 IT서비스 회사들이 독식하는 시장 구조가 바뀔 수 있다거나 SW전문회사와 개발자들이 제값을 받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그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산되면 갑-을-병-정, 심지어 그 이하로 내려가는 불필요한 불공정 계약구조에 금이 갈 수 있다. 인력 중심의 아웃소싱 서비스로 ‘안방 시장’을 사수하고, 모든 계약의 관문 역할을 하면서 부를 창출하는 특정 IT서비스 회사들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반면 개발자들은 불공정거래의 사슬에서 벗어날 기회가 생긴다. 해외시장도 직접 공략할 수 있다.

 전통적 IT아웃소싱이나 웹호스팅 같은 인터넷 아웃소싱 서비스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력의 핵심 중 하나는 규모의 경제다. 그 핵심은 글로벌 경쟁력이다. 글로벌 사업자의 서비스로서 인프라(IaaS)나 PaaS보다 더 높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이미 기업용 앱스토어 개념으로 진화해 버린 SaaS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국내 대기업들이 ‘안방’을 벗어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향적인 노력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클라우드 시장이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예단하기 힘들지만 글로벌 클라우드 회사의 융단폭격 속에 한국 SW산업의 생태계가 확연하게 달라질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도전받는 기존 대형 IT서비스 회사들은 부침의 갈림길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명한 대응과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박서기 CIO BIZ+ 편집장 겸 교육센터장 skpark@

박서기기자 skpark@etnews.co.kr